미국이 미얀마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 대한 대외원조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게 새로운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제재 대상은 미얀마 군 지도부와 그들을 돕는 기업이다. 미국법에 따라 쿠데타가 발생한 곳은 자동적으로 미국의 원조가 제한된다.
수도 네피도 거리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미얀마 군인들. 연합뉴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지난해 거의 1억 3500만 달러(약 1506억원) 규모의 상호원조를 지원했지만 정부에 직접 지원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미얀마에 대한 원조를 재검토하고 있지만,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에 대한 지원은 계속할 방침이다.
쿠데타는 중국에 맞서 단단한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팀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하며 만든 가장 큰 성과가 2015년 미얀마에서 군부독재를 끝낸 것이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마크 밀리 장군이 백악관의 지시에 따라 미얀마 군부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과 함께 미얀마 군부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친밀한 관계인 공화당의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만나 미얀마의 상황에 대해 대화했고, 민주주의를 공격한 군부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얀마 군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여당 대표와 벌이던 협상이 결렬되자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패배하자 부정선거를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군부가 2일 예정된 새 국회 개원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래픽=김성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