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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與…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열린민주당?

국회/정당

    진퇴양난 與…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열린민주당?

    3% 열린민주당 흡수?…"재보궐선거 판세 못 바꿔"
    이낙연 지도부, 차기 지도부에 결정 넘길 듯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윤창원 기자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합당설이 나오면서 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집토끼 싸움인 재보궐선거 국면에서 강성 지지층이 대거 포진한 열린민주당을 외면해 결집력에 흠을 내는 것도, 받아들여서 중도층을 잃는 것도 민주당으로선 득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대표가 향후 경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합당 결정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합당론은 언더독 우상호의 측면 공격?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왼쪽)와 열린민주당 정봉주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7일 열린민주당 정봉주 예비후보와 만나 "양당의 뿌리가 하나라는 인식하에 통합의 정신에 합의하고 이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다"고 밝혔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우 의원이 경선 상대인 박 전 장관과 유의미한 경쟁이 되지 않아서 측면 공격을 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두 후보 다 친문색이 옅다는 평가 속에 윤건영·고민정 등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박 전 장관을 지원하는 탓에 우 의원이 친문 권리당원마저 뺏기자 이를 만회해 보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통합론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경력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를 받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지난달 28일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

     

    두 당이 합당할 경우 열린당이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야당 역할을 하며 얻었던 실익을 포기해야 한다. 그런 데다 송사에 휘말린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을 감싸줘야 하는 등 치러야 할 희생은 크다.

    안건조정위는 이견 차가 커서 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해당 상임위원회의 재적위원 3분의1 이상이 요구할 경우 구성해 최대 90일간 심의할 수 있게 한 제도다. 21대 국회에선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해 왔는데,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비교섭단체 몫을 차지해 공정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 지지율 3% 안팎인 열린민주당과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혼전세인 서울시장 선거 판세가 뒤집히진 않을 거라는 현실적인 고민도 단일화나 합당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에선 "레지스탕스를 굳이 왜 정규군에 입대시키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해찬도 선 그었던 합당…이낙연도 합당 결정 차기 지도부에 넘길 듯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런 가운데 이낙연 지도부는 합당 여부에 대한 결정을 다음 지도부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당 장악력이 약화된 가운데 합당을 반대해서 강성친문과 등 돌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대선후보를 가르는 경선에 열린민주당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대권주자인 이 대표가 결정을 내렸다가 불필요한 유·불리 논란에 휩싸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당시엔 합당 얘기를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열린민주당 중앙당 창당대회. 윤창원 기자

     

    앞서 지난해 총선 국면에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거기(열린당에) 사람이 모일 것 같진 않다"며 "대선을 중심으로 정치 국면이 넘어가는데 그 당이 대선에 관계된 역할이 있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긋기도 했다.

    당시 최고위원 등 지도부 일부에서도 합당론이 제기됐지만, 이 전 대표가 불필요한 분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 일축했던 것이다.

    다만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된 뒤에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이 과정에서 합당을 전제로 한 단일화 선언이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은 지지율 1%라도 다 끌어모아야 한다"며 "열린민주당 측은 대선 전에 합당하기 위해선 재보궐선거 전에 통합 선언이라도 하라고 민주당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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