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황진환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 출국금지(이하 출금) 사건 관련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이규원 검사(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출신)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 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이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핵심 관련자인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지 하루 만이다.
이 검사는 지난 2019년 3월 22일 성접대·뇌물수수 의혹을 받던 김 전 차관이 심야 출국을 시도하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과거 사건번호를 이용해 작성한 긴급 출금 요청서로 출국을 막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를 사후 승인 요청서에 기재한 의혹에 따라 공문서 위조 혐의도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위법성 논란이 불거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 법무보좌관으로 파견 나와 있는 이규원(41·사법연수원 36)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 검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지난 1월 21일 오후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취재진을 본 뒤 다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지난달 21일 법무부와 인천공항, 대검 등을 비롯해 이 검사가 파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실과 그의 자택도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차 본부장의 대면 조사 내용과 각종 압수물품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이 검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본부장을 포함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등 결재 라인은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긴급 출금을 조처한 사정을 알면서도 이튿날 오전 출금 요청을 승인한 의혹을 받는다.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금 조처 의혹과 연관된 핵심 인물들이 잇따라 조사를 받으면서 박 전 장관 등 당시 윗선에 있던 인사들도 소환 대상에 추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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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불법 출금 조처 관련 사안과 함께 수사 중단 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2차 공익신고서에는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2019년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금 조처 자체가 불법적으로 이뤄진 정황을 포착했지만,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압력으로 수사를 중단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검찰은 당시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이자 보고 라인에 있던 문홍성 수원지검장을 비롯해 대검 수사지휘과장을 지낸 김형근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와 법무부 검찰국장 출신인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다만 2차 공익신고서의 유일한 피신고인인 것으로 알려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은 지난주 검찰의 거듭된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날 이 지검장은 입장문을 통해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안양지청의 수사를 중단토록 압박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통상적인 지휘였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사정 당국 안팎에서는 현직 검사장 등이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은 만큼, 이 지검장도 결국엔 소환에 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에는 김 전 차관을 긴급 출금 조처하는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적법 절차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2차례에 걸쳐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