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대출로 투자)에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말 우리나라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을 넘어섰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1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5조8천억원(7.9%) 증가했다.
초저금리 기조 속 주택 매입 자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데다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늘면서 우리나라 가계 빚 총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증가규모는 44조2천억원으로 전분기(44.6조원)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신용은 2019년 3분기 3.9%를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상승했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뜻한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1630조2천억원이다. 3개월 전보다 44조5천억원이나 증가했다. 4분기 증가규모는 2003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다.
한국은행 제공
작년 4분기 주택담보대출은 20조2천억원이 늘었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4조2천억원이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2003년 통계편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매매 거래 증가, 전세자금 수요 증가 등으로 주택관련 대출 증가폭이 커졌고 기타대출도 주택 및 주식투자 수요, 생활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말 잔액은 849조9천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2조2천억원(10.7%)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28조9천억원 늘어 사상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23조8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6천억원(2.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95조9천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천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소비 감소 등으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줄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