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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40일째 순매도날…코스피 3천 붕괴에 개미 '곡소리'

금융/증시

    연기금 40일째 순매도날…코스피 3천 붕괴에 개미 '곡소리'

    40일 동안 12.7조원 순매도…외국인 2배 규모
    연기금 "수익률 보다 안정성…보유비중 조절중"
    기계적 순매도에 지수 하락폭 더 키우는 효과
    구원투수로 외국인 귀환 기다릴 수밖에 '한탄'
    '박스피' 회귀 우려에 개미 아예 떠날까 걱정

    연합뉴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40거래일 연속 순매도라는 사상 유례없는 매도행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4일 코스피 지수 3천선이 맥없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5.11포인트, 2.45% 급락한 2994.98에 장을 마쳤다. 장중 3천선이 무너진 건 외국인이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가 급락한 지난달 29일 이후 16거래일 만이다.

    이날은 미국 국채금리 급등 우려와 중국의 유동성 회수 움직임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만 431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다만, 순매수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인 매수세와 외국인 매도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지수하락에 배팅한 기관 투자자들이 지수 급락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 투자자 가운데서도 연기금은 205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체 기관 투자자 순매도 규모는 1343억원이었고, 이 중 금융투자는 오히려 2536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40거래일 연속 순매도라는 사상 유례 없는 매도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 기간 순매도액만 12조 715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기관 투자자 순매도액(23조 456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어선 액수이자,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액(6조 4364억원)의 2배에 달한다. 반면 개인은 28조 889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처럼 연기금의 압도적인 매도세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11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3266.23) 대비 270포인트, 8.5% 가량 하락한 상태다.

    따라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 유입된 개인 투자자, 소위 '동학개미' 입장에서는 주가를 무자비하게 끌어내리는 연기금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연기금 측은 국민의 노후보장을 위해 수익률 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다, 미리 정해놓은 자산 보유비율에 따라 국내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연기금의 설명대로라면 이날 같은 하락장에서 연기금은 수익률을 따지기 보다는 기계적으로 보유비중 축소 이슈에 따라 주식을 내다팔기 때문에 지수 급락의 '레버리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연합뉴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횡보세를 보이며 개인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오늘처럼 외국인 매도세에 더해 연기금도 매도 규모를 키워버리면 별다른 악재 없어도 지수가 급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세운 중기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지난해 17.3%였던 국내 주식 보유비중을 올해 16.8%까지 줄이기로 했다. 이런 계획대로라면 연기금은 올해 안에 국내 주식을 30조원 더 순매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국내 최대 기관 투자자인 연기금이 목표치 만큼 국내 주식을 팔기 전까지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결국 외국인이 돌아와 연기금을 압도하는 국내증시의 구원투수가 되기만을 기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연기금의 사상 유례없는 매도세로 인해 국내 증시가 다시 박스피(박스권+코스피)에 갖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물론이고 그동안 부동산 등 비생상적인 부문에 묶여있던 유동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흐름 자체가 끊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가 횡보세를 넘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입된 동학개미의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들이 아예 국내 증시를 떠날 수도 있다"라며 "어렵게 증시로 이동한 유동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가거나 투기성이 강한 자산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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