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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가 롱런하는 비결이요? 재밌기 때문 아닐까요?"
지난달 26일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개막한 연극 '스페셜 라이어'는 대학로 오픈런(Open Run·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은 공연)의 대명사로 불린다. 1998년 1월 초연 이후 올해 24주년을 맞았다. 누적관객이 630만 명을 넘었다. 안내상·우현·이문식·이정은·이종혁·김성균·전미도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전 국민 웃음 되찾기 프로젝트'라는 부제가 붙은 스페셜 라이어는 하나의 거짓말을 시작으로 서로 속고 속이는 상황과 자신의 거짓말에 스스로 걸려드는 캐릭터가 웃음을 자아낸다. 레이 쿠니(Ray Cooney)의 희곡 '런 포 유어 와이프'(Run for Your Wife)를 번역·각색했다.
이번 시즌에도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신스틸러가 총출동했다. 10일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스페셜 라이어' 기자간담회에는 출연진 19명이 모두 자리했다. 이들은 라이어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비결로 재미를 꼽았다.
이한위는 "주변에서 '라이어가 어떤 내용이냐'고 물으면 '재밌는 연극, 즐거운 연극'이라고 답변한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모였지만 팀워크가 좋아서 연습할 때도 활기가 넘친다"고 했다. 서현철은 "관객을 웃게 해준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동안 코믹소동극을 표방한 연극이 없지 않았다. 라이어만의 매력에 대해 신소율은 "대본이 탄탄해서 배우들 간에 티키타카를 맞춰가며 재밌게 할 수 있다"고 했고, 김원식은 "출연하는 배우가 바뀔 때마다 처음 보는 작품인 것처럼 새롭다"고 했다. 이도국은 "24년간 작품의 질을 유지한 건 배우들의 열정과 한결같은 초심 덕분이다"고 했다.
첫 거짓말의 발화점인 '존 스미스' 역은 정태우, 정겨운, 테이가, 존 스미스의 엉뚱한 백수 친구이자, 존 스미스의 거짓말을 감싸주다 자신이 덫에 걸리는 '스탠리 가드너' 역은 서현철, 김민교, 김인권이 캐스팅됐다.
차분하고 다정다감하지만, 약 올리는 스탠리 앞에서는 헐크로 변하는 존 스미스의 부인 '메리 스미스' 역은 오세미, 신소율, 배우희가, 커리어우먼의 당당한 매력이 돋보이는 존 스미스의 또다른 부인 '바바라' 역은 나르샤, 이주연, 박정화가 연기한다.
엉뚱한 노신사 '포터 하우스' 역은 이한위, 김원식이, 카리스마 넘치는 형사 '트로우튼' 역은 이도국과 이동수, 베일에 싸인 '바비 프랭클린' 역은 홍석천, 오대환, 조찬형이 맡았다.
이중 나르샤(브라운 아이드 걸스), 배우희(달샤벳), 이주연(애프터스쿨), 박정화(EXID) 등 4명이 걸그룹 출신이다. 배우희는 "연극이 처음이다 보니 걱정했는데 나르샤 선배님이 먼저 '자신감 있게, 즐기면서 하라'고 말해줘서 힘이 됐다"고 했다. 박정화는 "걸그룹을 거쳐 배우로 활동하는 분들을 만나는 게 드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했다.
테이와 조찬형도 특급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둘은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쌍방 매니저'로 나와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테이가 "함께 무대에 서니까 행복하다"고 하자 조찬형은 "그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내가 테이의 매니저인 줄 아는 사람이 많았다. 이후 (배우로서) 일거리가 없어서 계속 머리를 길렀는데 이번 연극을 통해 긴 머리를 선보일 수 있어 고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테이는 또 "연극은 처음이지만 노래로만 이뤄진 송스루 뮤지컬이 아닌 드라마 뮤지컬을 많이 해서 그런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뮤지컬은 무거운 작품을 많이 했는데 라이어는 코미디극이다 보니 신이 난다"고 했다. 4월 2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