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중국 수도 베이징이 황사로 뒤덮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베이징 등 중국 북동부를 누렇게 물들였던 10년 만의 최악의 황사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지난 16일 이번 황사와 관련해 일부 한국 언론이 헤드라인에 중국을 언급하고 베이징 사진을 게재하는 등 기사를 자극적으로 썼다면서 여기에 영향받은 한국 네티즌들은 중국이 한국을 오염시켰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언론이 황사나 대기오염이 있을 때마다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상 당국과 언론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날씨를 예측하고 보도해야 동아시아 국가들이 협력해 문제를 함께 극복할 수 있다면서 여론을 선동하지 말라고 훈계투로 요구했다.
환구시보의 국제 평론 소셜미디어 계정도 "한국 매체가 또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했다"면서 한국 기상청의 예보를 시작으로 한국 언론이 '중국발 황사'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올봄 첫 황사가 찾아온 지난 16일 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서울 도심에 뿌연 미세먼지가 내려 앉아 있다. 박종민 기자
중국 매체들이 중국발 황사라는 한국 언론의 표현에 발끈하는 것은 중국 기상당국이 이번 황사가 몽골 공화국 남서부에서 주로 발생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환경과 대기 문제는 국경이 없다"고 운을 뗀 뒤 "검측기관에 따르면 이번 황사는 중국 국경 밖에서 시작됐고, 중국은 단지 거쳐 가는 곳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오리젠 대변인의 말대로 국경이 없는 황사 바람이 몽골에서만 시작되고 중국 영토인 네이멍구(내몽골)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우리 기상청은 15일 04시 10분 통보문에서 "어제(14일) 몽골 고비사막에서 황사가 발원했다"고 표현했다. 고비사막은 몽골과 중국 사이에 걸쳐 있는 중앙아시아 사막으로 길이가 남동-북서 방향으로 1500km이고 남서-북동 방향으로1610km이다.
사막의 모래 바람이 인간이 그은 인위적인 국경선을 고려해 중국 쪽 고비사막에서는 안 불고 몽골 쪽에서만 불었을 리는 만무하다.
우리 기상청은 중국 매체들의 보도가 있은 지 한참 지난 16일 16시 통보문에서도 "그제(14일)부터 중국 내몽골고원과 고비사막 부근에서 황사가 발원하였고, 어제(15일) 중국 북동지역에서도 황사가 발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