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꼭 닮은 후보가 돼서 두 손을 불끈 쥐게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23일 한국기자협회 등이 주최한 TV토론회에 출석해 "(오 후보의 단일화는) 예상했던 일이라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 후보가 결정됐기 때문에 머리가 좀 맑아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하자 박 후보는 "저 여성 혼자 놓고 양쪽에서 남자 둘(오세훈·안철수 후보)이 공격했는데, 그중 한명을 시민이 해결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와의 '정책적 차별점'을 묻는 질문엔 "오 후보는 아직도 아이들의 밥그릇 문제, 보편적 무상급식에 반대하고 있더라"며 "저는 아이들과 관련한 정책에선 차별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바라는 게 공정과 차별 없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질의도 빗발쳤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박 전 시장에 대해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며 올린 페이스북이 화제였다.
임 전 실장의 글이 '2차 가해'라는 논란이 제기되자 박 후보는 "임 전 실장하고는 최근 거의 연락한 적이 없어서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다만 저는 입장이 똑같다. 피해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받고 싶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엔 "시장이 되면 반드시 소통하겠다"며 직접 만날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근 공약으로 내건 '10만원 재난위로금'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박 후보는 '모두에게가 아닌, 취약계층에 선별적으로 지급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지난해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 지급했는데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6월달 소상공인 매출이 105%까지 회복했다"며 '보편지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에 꾸려진 박영선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여기에 재난위로금을 '디지털화폐'로 지급할 경우 '미래에 대한 투자', '새로운 결제 혁명', '소비 진작 효과' 등 1석 3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당에선 이를 매표 행위라고 비판한다'는 지적엔 "야당이 그러한 정책을 선점하지 못한 아픔의 표시"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된 '도쿄 아파트' 처분 사실을 뒤늦게 알린 이유에 대해선 "잔금을 받지 못해 등기부 이전이 안 된 상황이었다"며 "야당이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의혹을 덮기 위해 이런 식으로 하는 거에 대해 굉장히 잘못됐고, 이런 정치공세는 해선 안 된다 생각해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박 후보를 '도쿄 아줌마'라고 지칭한 것과 관해선 "진중하지 못했다.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0(진보)에서 10(보수)' 중 자신이 속한 스펙트럼을 묻는 질문엔 "살짝 진보적인 사람이다. 4~4.5 정도"라고 답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에 대해선 "무상급식 문제에 관련해서는 10 아니냐"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