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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늦게 공개한 北순항미사일…왜 북한도 숨겼을까

통일/북한

    한미가 늦게 공개한 北순항미사일…왜 북한도 숨겼을까

    북한도 공개 안 하고 한미도 함구했다가 외신 보도로 공개돼
    미국은 '통상적인 연습' 반응…본격적인 무력시위라기엔 약하다?
    비행기와 비슷한 원리 순항미사일…위력은 탄도미사일보다 아래
    무기 개발 열 올리는 김정은, 순항미사일에 핵탄두 탑재 노리나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주말 서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를 알고 있었지만 함구하다가 외신 보도 이후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기존에 자주 시험하던 탄도미사일과 다른 특성을 지닌다. 북한 스스로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겹쳐 이번 발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외신 보도로 드러나자 군이 관련 사실 공개…미국은 큰 의미 두지 않는 모양새

    2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1일 오전 서해안의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통상적으로 합동참모본부가 언론에 먼저 알리지만, 이번 발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즉, 한미 정보당국이 함구하다가 뒤늦게 사실관계를 언론에 공개한 셈이다.

    지난해 4월 14일 북한은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단거리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쐈는데, 동시에 원산 일대에서 수호이와 미그 계열 전투기 여러 대를 띄워 공대지 로켓을 함께 쏘는 등 합동타격훈련을 시행한 적이 있다. 합참은 이날 언론에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미 당국이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24일 오전 페이스북에 "한미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었는데 발표하지 않기로 서로 합의했고, 과거에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한미 합의로 발표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한다"고 적었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간 공조하에 미사일 관련 동향을 실시간 파악하고 있었다"며 "북한 군사동향과 관련해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보호해야 할 가치와 정보, 언론과 국민의 알 권리와 안전 부분 가운데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설명하고 보호할 부분은 보호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로켓엔진 대신 제트엔진을 쓰며 비행기와 원리가 비슷하다. 비행속도가 빠르지만 한 번 쏘면 궤도를 바꾸기 어려운 탄도미사일보다 느린 대신, 비행경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밀유도기술이 따라와 준다는 전제하에 몇 미터 정도 크기의 목표도 노릴 수 있다. 다만 보통은 파괴력이 탄도미사일보다 떨어지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으로 제재받지도 않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이 다양한 무기 시스템을 실험하는 것은 통상적인 연습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위배되는 것도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큰 의미를 두지 않거나, 크게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도 2019~20년 사이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달리, 지난해와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는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본격적인 무력시위로 보기에는 의아하다고 설명한다.

    ◇신형 무기 개발 이어가는 北…핵탄두 소형화해 순항미사일 탑재한다면 또다른 타격 수단

    다만 이번 발사를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신형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증거로는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국방과학부문에서 세계병기분야에서 개념조차 없던 초강력 다연발 공격무기인 초대형 방사포를 개발완성하고 상용탄두 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전술로케트와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핵전술무기들도 연이어 개발함으로써 믿음직한 군사기술적 강세를 틀어쥐었다"고 밝혔다.

    또 "우리 공화국은 책임적인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하며 핵잠수함 개발 공식화, 다탄두 개별유도기술 개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 군사정찰위성 운영 등 무기 개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발사가 북한의 그러한 신무기 개발 과정 가운데 하나라면, 북한 매체가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어느 정도 설명된다. 실전배치를 위해선 몇 차례의 시험이 필요하며, 예정돼 있는 개발 스케줄에 따라 추가적인 시험발사가 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미 해군 함정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미 국방부 영상정보시스템

     

    미국은 이미 냉전 시대부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정밀유도공격과 핵투발용으로 실전배치했다. 핵 탑재 토마호크가 실전에서 사용된 일은 없지만, 통상탄두 버전의 경우 2003년 이라크전에서 이라크군의 지휘체계 등을 사실상 마비시키는 등 다수 활용됐다. 한국군도 이와 비슷한 현무-3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실전배치했다.

    북한 역시 이같은 상황에 자극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김 위원장은 당대회에서 "핵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 현대전에서 작전임무의 목적과 타격대상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적용할수 있는 전술핵무기들을 개발"한다고 언급했었다.

    만약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해 순항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북한이 기존의 탄도미사일들과는 또다른 핵타격 능력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당대회에서 언급된 '국가의 핵전쟁 억제력과 자위적 국방력의 강화'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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