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4시, 가수 김세정의 두 번째 미니앨범 '아임' 발매 온라인 쇼케이스가 열렸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랑의 불시착' OST '나의 모든 날', 첫 번째 미니앨범 '화분', 싱글 'Whale', '청춘기록' OST '내 마음이 그렇대'까지 본인 앨범을 포함해 다양한 음악 작업과 가창에 참여했다. OCN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감각이 굉장히 발달한 레이더 도하나 역으로 배우로서도 의미 있는 필모그래피를 만들었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을 것 같은데 이 모든 걸 다 어떻게 해냈을까. 노래를 부르고 만드는 것은 일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환기구'였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끝난 지 두 달 만에 두 번째 미니앨범으로 컴백한 가수 김세정의 이야기다.
29일 오후 4시, 가수 김세정의 미니 2집 '아임'(I'm) 발매 온라인 쇼케이스가 열렸다. MC 박경림과 함께한 이날 행사에서 김세정은 수록곡 '테디 베어'(Teddy bear) 무대를 시작으로 타이틀곡 '워닝'(Warning) 뮤직비디오와 무대를 공개했다. '워닝' 무대에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래퍼 릴보이가 직접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아임'은 총 다섯 트랙이 실린 미니앨범이다. 지난해 발매한 미니앨범 '화분'에서도 자작곡을 선보이긴 했으나,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김세정의 손이 구석구석 세밀한 부분까지 닿았다. 다시 한번 떠오르는 질문. 이 앨범 작업은 또 언제 했을까. 정답은 '틈틈이'다.
김세정은 "드라마 하는 동안에 여러 가지 (음악적) 아이디어를 메모장에 쌓아 두다 보니까 빨리 무대로 하고 싶다, 노래로 표현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라며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로도 인정받는 세정이가 되면 얼마나 재밌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생각이 푱푱 떠오르는 것은 "굳이 따로 시간 빼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는 그는 "'갑자기 지금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어!' 하면서 그걸 하나하나 쌓고 펼칠 생각을 하니 기뻤지, 힘들지는 않았다"라고 부연했다.
김세정이 미니 2집 '아임' 타이틀곡 '워닝'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즐기는 사람을 누가 이길 수 있겠냐고 한 MC 박경림의 말처럼, 김세정은 앨범 준비를 '일'처럼 하지 않고 '놀이'나 '취미'처럼 했다. "무대와 노래가 너무 그리워서, 여러분께 저만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김세정은 신나게 작업했다. 작사, 작곡하고 노래하는 것은 마치 환기구 같았다. "쌓였던 스트레스"를, 음악을 하면서 오히려 "풀어나갔"다며 "바빴지만 덕분에 스트레스를 잘 해소했다고 생각"한다고.
미니 2집 '아임'의 타이틀곡 '워닝'은 쉬어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곡이다. 김세정은 "저도 그렇고, 사람들이 계속 달리다 보면 쉬어야 할 때를 모르고 터져버리는 순간이 있다. '쉬어도 돼, 도전해도 괜찮아'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라며 "다 같이 조금은 쉬어가면서 마음의 위로도 받고 응원도 할 수 있는 밝은 느낌의 곡을 들으면 힘이 나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워닝'은 김세정이 릴보이와 공동 작사하고 희창, 김기산과 공동 작곡한 곡이다. 릴보이는 피처링으로도 힘을 보탰다. 김세정은 "평소에도 릴보이 선배님 랩을 좋아하기도 하고 '쇼미더머니' 무대도 재미있게 봐서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회사에 계속 부탁했다. (릴보이가) 흔쾌히 해 주셨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세정은 사실 '워닝'이 주는 메시지가 필요한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쉬는 걸 오히려 무서워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세정은 나아가기 위해서 충분한 휴식은 필요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진짜 쉬어야겠다' 하고 체감할 만큼 소진되기 전에 '미리' 쉬는 게 그의 방식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만나고, 마지막 하루는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한 채 온전히 쉰다고 부연했다.
김세정의 미니 2집 '아임' 트랙리스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테디 베어', '밤산책', '집에 가자', '아마 난 그대를'은 김세정이 모두 단독 작사했다. 공동 작곡진 중에서도 크레딧 맨 앞에 있는 이름은 김세정이다. 서로 관계없이 따로 존재했던 멜로디끼리, 혹은 멜로디와 가사가 어느 순간 '딱 맞춰지는 순간'을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들 만큼, 김세정은 창작과 표현에 깊이 몰입해 있었다.
'테디 베어'는 김세정이 어릴 적 아버지에게 처음 선물 받은 곰 인형을 소재로 추억을 상기하며 썼다. 10분 만에 완성했을 만큼 속도가 빨랐던 이 곡을 그는 "선물 같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밤산책'은 반려견과 산책하러 나갔다가 가사가 풀린 경우다. 김세정은 "나만의 내적 댄스, 나만 아는 신남을 녹여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집에 가자'에 관해서는 "위로라는 게 큰 선물을 주는 이런 것보다는 굉장히 소소한 것에서부터 오지 않나. 코로나 이후 소소한 행복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돼서, 나만의 편안함을 담아보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트랙 '아마 난 그대를'은 '그대를 좋아해도 될까요?'라고 넌지시 묻는 곡이다. 김세정은 "'아마 난 당신을 앞으로 더 좋아하게 될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을까요? 나 상처받기 싫은데' 하는 건데,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 세상(팬클럽) 여러분에게도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아임' 콘셉트 포토.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자작곡을 꾸준히 내며 깨달은 바도 있다. 김세정은 "솔직히 말하면 고음을 할 수는 있지만 생각보다 내가 음역이 낮았구나 깨달았다. 그 낮은 음역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늘 하던 걱정이 내 보컬 자체가 크게 개성 있는 느낌이 아니고, 곡마다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버리는데 (이게) 잘못 작용하면 어떡하지 하는 거였다. 오히려 이번 앨범 하면서 (여러 가지로) 바뀌는 목소리 또한 내 목소리구나, 더 많은 걸 소화할 수 있음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러분께 더 매력 있는 목소리 들려드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앨범은 그동안 몸담았던 그룹 구구단이 해체하고 처음 내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았다. 김세정이 가장 잊지 않으려고 애쓴 것은 하나였다.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하기'. 그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사람들을 위로하는 거니까, 가장 나다운 위로를 해 보고 싶었다"라며 "이제는 그냥 노래하는 친구가 아니라 직접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에 담는 친구가 되었구나, 이번에도 세정이스러웠다 하는 말이 들렸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려고 저도 제 이야기를 쓰려고 했던 것 같고, 제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분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라는 김세정은 6년 동안 달려온 자신의 활동을 정리해 달라는 요청에 "재밌었고, 앞으로도 재미있게"라는 말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너무 달리기만 하지 말고 솔직하게 답을 내리되, 계속 저를 돌아보고 발견하는 제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세정의 미니 2집 '아임'은 오늘(29일) 저녁 6시 각종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왼쪽부터 김세정, '워닝' 피처링에 참여한 래퍼 릴보이.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