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 첫 TV 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그들의 발길은 아무 곳에서나 멈추지 않았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13일'이라는 짧은 선거운동 기간, 후보들의 동선에는 필승 전략이 녹아있다.
선거전 반환점을 돈 31일, 서울시장 양강 후보가 지난 엿새간 마이크를 잡은 장소를 되짚어보면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동선은 거점별 유세로 요약된다. 그 이면에는 적극적인 소통 노력이 있다.
지난 25일 '정치적 고향'인 구로구와 여의도 국회를 끼고 있는 영등포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해 초심을 다졌고, 이튿날 신촌과 홍대를 찾아 청년 표심을 공략했다.
그날그날의 타깃 유권자를 설정하고 인근 지역을 묶어 바닥까지 훑는 일종의 '거점 유세'로 평가된다.
거점 중심으로 이동 시간을 줄인 덕분에 굵직한 일정 사이사이 문래동 예술촌 같은 골목까지 다니는 밑바닥 스킨십이 가능했다.
오전에는 대형 트럭에 올라 연설하고, 오후에는 거리 인사, 저녁에는 시민들과 대화하는 '힐링 캠프'를 이어가는 생활밀착형·경청형 유세 콘셉트도 돋보였다.
TV 토론 준비에 매진했던 29일과 30일에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시민들과의 소통을 멈추지 않았다.
박영선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미 25개 자치구 중 23곳을 방문해 현안을 확인하고 맞춤형 공약을 발표했다"며 "시민 가까이서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이번 선거운동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동선은 서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종횡무진 유세와 취약 지역으로 꼽히는 '서부 벨트' 집중 유세로 크게 나뉘었다.
선거운동 초반 승리(Victory)를 상징하는 'V'자, 아주 좋은(Wonderful) 서울을 의미하는 'W'자, 언제나(Alway) 시민을 챙기겠다는 'A'자 유세 동선을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대한 많은 시민과 만나는 것을 목표로,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게는 하루에 9개 자치구를 도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서부벨트'를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보고 공략을 이어갔다.
은평구와 서대문구 등 서북권에서 교통여건 개선을 약속하며 첫 유세를 시작한 오 후보는 최근까지 강서·양천·구로구, 관악·금천구 등 서남권 표심잡기에 집중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공조에도 공을 들였다. 의상을 맞춰 입고, 허심탄회한 모습을 연출해 야권 단일화의 진정성을 부각했다.
두 사람은 홍대, 코엑스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도심에서 하루 한 차례 합동 유세를 벌이고, 다른 시간에는 흩어져 각자 강점이 있는 지지층을 공략, '따로 또 같이' 유세라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