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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땅 몰랐다?' 오해라는 오세훈…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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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곡동 땅 몰랐다?' 오해라는 오세훈…속사정은?

    내곡동 땅 해명 '말 바꾸기' 논란에 "공격 빌미가 된 표현, 반성"
    땅의 존재조차 몰랐다? "신속 대응 과정서 오해 발생해"
    2005년 측량현장 방문 여부 관건…증인 신뢰성 두고 공방전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내곡동 땅 셀프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오 후보 부인이 지분을 소유한 내곡동 땅이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수용된 가운데 특혜보상 의혹을 두고 민주당 박영선 후보 측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오 후보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는 점이다. 특혜보상 의혹도 의혹이지만, 오 후보가 일부 해명에서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으로 민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땅 존재 자체 몰랐다?…"과한 표현, 의식 속에 없었단 것"

    발단은 지난 16일 오 후보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입장문이었다. 지난 9일 민주당 천준호 의원의 셀프보상 의혹 제기 이후 오 후보는 해당 논란이 2010년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서울시장 선거 당시 이미 거론된 점을 지적하며 "저는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고 했다.

    이후 단일화 경선 토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공직자 재산신고 서류에 기재된 땅을 모를 수 있냐고 압박하자,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을 투영한 적이 없고, 이 땅이 보금자리 예정지구로 지정될 것이란 것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이전 답변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오 후보는 31일 관훈토론회에서 '말 바꾸기' 지적이 나오자 "민주당의 공세에 신속하게 대처하다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땅의 존재조차 몰랐다'는 발언이 빌미가 됐는데 '제 의식 속에 그 땅이 없었다'라고 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세를 막기 위해 10년 전 해명할 때 썼던 표현을 그대로 쓴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과한, 부정확한 표현을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듭된 패널들의 '말 바꾸기' 지적에 오 후보는 "그렇다고 해서 거짓말은 아니지 않냐"며 "상대방(민주당)은 그걸 거짓말을 했다고 얘기하는데 '땅의 존재조차도 의심하지 못했다'는 말을 '땅의 존재도 몰랐다'고 표현한 게 그렇게 큰 죄가 되냐"고 되묻기도 했다.

    오 후보는 단정적으로 '땅의 존재도 몰랐다'는 자신의 당초 발언을 정정하는 동시에 논란을 유발시킨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내곡동 땅 알았나, 몰랐나…"총체적 인지, 구체적으론 몰랐다"

    윤창원 기자

     

    부인이 지분을 갖고 있는 해당 땅의 존재를 오 후보는 알고 있었다는 것일까, 몰랐다는 것일까.

    오 후보 측은 단답형으론 대답하기 힘들다면서도 속사정을 털어놨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2000년 국회의원 출마 재산신고 당시에 해당 땅이 서류에 들어간 건 맞다"면서도 "다만 오 후보의 부인이 상속 받은 여러 필지의 땅이 같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재산신고 때 부인이 처가에서 상속 받은 토지 증명서들을 보고 '이런 땅들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지 누가 일일이 토지 필지까지 따지면서 살펴보겠냐"며 "오 후보도 그 정도 수준으로 인지하고 있었고, 2010년 선거에서 문제가 됐을 때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봤다"고 설명했다.

    부인 소유 또는 지분이 있는 땅의 존재를 총체적으론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필지의 성격과 금액 등은 몰랐다는 취지다.

    박 후보와 오 후보 측이 연일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오 후보의 '거짓 해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는 오 후보의 2005년 측량 현장 방문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2005년 측량 현장에 오 후보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처음 해당 땅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게 됐다는 오 후보의 해명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오 후보 측은 지난 30일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서 발급 받은 서류를 확인한 결과, 측량 입회인으로 장인 한 분의 서명만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일단 입회인 서류만으론 오 후보의 현장 방문 여부는 증명되지 않은 상태다.

    KBS 보도에서 당시 오 후보를 현장에서 봤다는 경작인과 측량팀장 등의 증언이 나온 가운데 양 후보 진영 간 진실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다.

    오 후보는 '기억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표현으로 여지를 둔 점에 대해선 이날 "장인어른과 큰 처남은 분명히 갔는데 작은 처남은 자기도 잠깐 갔다 왔다고 말을 한다"며 "16년 전 일이니 사람의 기억이 불완전하다. 가족들의 대화를 지켜보면서 사람의 기억력은 믿을 게 못되구나 싶어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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