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기 위해 64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 박영선 후보 캠프 제공
4·7 서울시장 선거 막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손짓에 정의당이 연일 발끈하고 있다.
박 후보로서는 범여권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포석이지만 정의당은 계속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새벽 6411번 버스 첫차에 올랐다.
6411번은 서울 구로구와 강남구 개포동 일대를 왕복하는 버스로,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지난 2012년 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언급했던 노선이다.
특히 새벽 첫차에는 환경미화원과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이 타 서민의 애환이 담긴 버스로 통용된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부근에서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버스에 오른 박 후보는 배차, 노선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한 뒤 "민주당과 제가 더 겸손한 자세, 더 낮은 자세로 서민들의 삶을 알뜰살뜰 챙겨야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이런 행보는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정의당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는 지난 4일 언론 간담회에서도 "마음 같아서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 같은 분들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전화도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정의당이 "염치가 있어야 한다"(여영국 대표)며 선을 그었지만 박 후보는 이날 "민주당에 섭섭한 부분이 있으실 거라 생각한다"라며 지원 요청을 이어갔다.
또 "저는 노회찬 의원이 동작에 출마하셨을 때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라며 지난 2014년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한 노 전 의원을 지원했던 일을 거론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윤창원 기자
그러나 정의당은 이번에도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고 하더라도 고인을 선거판에 소환하는 것은 멈춰주기 바란다"며 박 후보 제안을 일축했다.
또 "당시 동작 보궐선거는 정당 간 정치적 합의를 통해 단일 후보에 대해 당적으로 책임있게 선거를 치렀던 것"이라며 "마치 개인적으로 헌신적 도움을 준 것처럼 말한 건 정치적 도의와 책임의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섭섭한 마음에 지지를 못 하는 것이 아니라 20%의 기득권에 편입된 민주당의 과거에 80%가 넘는 시민의 미래 맡길 수 없다는 입장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