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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집 못찾겠어요" 꿀벌의 눈물, 왜?

    꿀벌, 태양의 위치로 길 찾는데..
    미세먼지, 황사로 길 찾기 어려워
    집으로 가는 비행 시간 2배 늘어
    꿀벌에 초소형 장치 달고 측정
    꿀벌, 꽃 수분에 역할..생태계 영향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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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부교수)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꿀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봄철 하면 떠오르는 불청객 바로 황사와 미세먼지. 중국에서는 10년 만에 최악의 황사가 지난 3월에 발생해서 수십명 실종하고 사망자까지 나오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 황사나 미세먼지로 괴로운 건 우리 인간뿐이 아닙니다. 동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마스크라도 쓰고 다니지 동물들은 마스크도 없이 이게 무슨 이유인지 모른 채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데요. 꿀벌도 그렇습니다. 최근에 한 연구팀이 주목할 만한 연구를 발표했는데요. 대기오염 때문에 꿀벌들이 꽃을 못 찾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간의 식량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경고를 했습니다. 무슨 얘기인지 이 논문을 발표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에게 직접 들어보죠. 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수종>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꿀벌이 꽃을 못 찾아간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 정수종> 꿀벌이 길을 찾는 데 가장 중요한 정보가 바로 태양의 위치입니다. 꿀벌은 태양 주위로 나타나는 편광을 보고 길을 찾아갑니다.

    꿀벌 한 마리가 경기도 수원시 화성 창룡문 인근에 핀 매화 사이를 날아다니고 있다.

     

    ◇ 김현정> 편광.

    ◆ 정수종> 네. 애초에 태양으로부터는 빛은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쳐져 있지 않고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고 있는데요. 공기 중에 산소 같은 입자랑 부딪히면 특정 방향으로 치우쳐 진동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치우친 빛을 편광이라고 부르는데요.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쉽게 말해 깨끗한 대기 상태에서는 100%에 가까웠을 편광의 세기가 미세먼지가 높은 공기에서는 최대 한 15% 정도까지 약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꿀벌이 편광을 식별하기 어렵게 되면서 태양의 위치를 못 찾으니까 집으로 돌아가기 힘들어지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꿀벌들은 우리처럼 눈으로 여기 꽃이 있구나, 사물이 있구나 이렇게 보면서 가는 게 아닌가 봐요?

    ◆ 정수종> 그렇게 보면서 가는데요. 자기 위치를 어떻게 기억해야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태양의 위치를 먼저 찾고 그 태양의 위치와 자기 집, 그다음에 태양의 위치와 꽃 사이의 거리, 각도를 기억해 놨다가 한 시간이 지났을 때 태양의 각도가 이만큼 변했을 것이다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돌아가는 거죠.

    ◇ 김현정> 집까지 돌아가는 길을 우리처럼 내비게이션 켜놓고 갈 수는 없는 거니까 편광이 이 지점에서는 이런 각도였어, 저런 각도였어, 이걸 기억하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 정수종>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편광이 미세먼지, 황사 때문에 흐트러지면서 꽃을 찾는데, 집을 찾는 데 곤란을 겪고 있다는 얘기군요.

    ◆ 정수종>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실제로 조사를 해 보시니까 꿀벌들의 비행시간이 실제로 길어졌던가요?

    ◆ 정수종> 네. 저희가 연구를 수행할 때 큰 황사가 왔었는데 큰 황사 전에는 45분 정도면 집으로 돌아왔는데 32분 정도 더 늘어나서 한 77분 정도로 있다가 집에 오게 된 거죠.

    ◇ 김현정> 거의 2배가 걸렸네요, 집으로 돌아오는데.

    ◆ 정수종>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꿀벌 400마리를 조사하셨다고요?

    ◆ 정수종> 네. 저희가 무선 주파수 인식 시스템, RFID라고 하는 초소형 장치인데요. 꿀벌의 가슴에 부착해서 벌집을 출입하는 시간을 수집하는데요. RFID라고 하는 건 우리들이 사용하는 교통카드 같은 거 있잖아요. 지하철역 들어갈 때 찍으면 시간이 찍히잖아요.

    ◇ 김현정> 출퇴근카드 찍고 할 때도 쓰는 거.

    ◆ 정수종> 네, 맞습니다. 그래서 버스 타고 내리는 시간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일벌들한테도 붙여놓으면 세밀히 나갔다 들어오는 시간을 계산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과학적으로 시간을 체크하신 거네요. 그래서 조사를 했더니 한 2배가량의 시간이 더 걸리더라.

    ◆ 정수종> 네.

     

    ◇ 김현정> 그런데 꿀벌의 비행이 이렇게 어려워지면 너희들 힘들겠다,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식량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셨어요. 어떻게 그렇게까지 연결이 됩니까?

    ◆ 정수종> 꿀만 사라지면 정말 다행일 것 같고 꽃을 피우는 모든 식물의 대략 한 90% 정도가 생식을 위해서 이제 꽃가루를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옮겨주는 곤충을 필요로 하거든요. 미세먼지로 벌이 영향을 받으면 식물로부터 여러 생태계 서비스를 얻는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라고 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꿀벌 비행시간 2배가 더 걸렸네. 얘네들 피곤하겠어가 아니라 이것이 결국 생태계의 지도 자체를 흔들어버릴 수 있는, 결국은 그 먹이사슬의 가장 위에 있는 인간에게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말씀이에요.

    ◆ 정수종> 네.

    ◇ 김현정> 이야기를 다시 해법이 뭔가로 돌려보자면 결국 미세먼지 농도 낮추는 일, 대기오염 줄이는 일, 환경 살리는 일이네요.

    ◆ 정수종> 네.

    ◇ 김현정> 오늘 교수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정수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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