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정은정 작가, 이라영 작가
◇ 김종대> 빈약해진 우리들의 관계를 업시켜보는 시간. 모든 것에 대한 관계 맺기의 달인 이라영 작가님 어서 오세요.
◆ 이라영> 안녕하세요.
◇ 김종대> 반갑습니다. 도시와 농촌의 관계 업을 꿈꾸는 도농관계의 달인.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 작가도 어서 오세요.
◆ 정은정> 안녕하세요.
◇ 김종대> 계절이 바뀌고 또 농촌도 아주 요즘 볼 만할 것 같습니다. 사방이 아주 화사할 것 같고요. 목동도 요즘 난리가 아닙니다. 저 출근할 때마다 아주 기분이 업 돼요.
◆ 이라영> 꽃 때문에요?
◇ 김종대> 꽃, 나무, 공기. 뭐든지 새롭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가 4. 7 재보궐선거 후에 일주일 정도 흐른 이 시점에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만 있는 게 아니라 농촌에서도 선거가 진행됐는데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하시겠다네요. 이번에 어디어디에서 선거가 진행됐는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정 작가님.
◆ 정은정> 비율만 따지자면 사실 농촌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일단은 기초단체장으로는 울산 남구청장 선거가 있었고요. 그리고 경남 의령군수. 벌써 세 번째입니다.
◇ 김종대> 의령군수.
◆ 정은정> 간단하게 지역만 말씀드리면 전남의 순천, 고흥 그리고 보성, 김제가 있었고요. 그러니까 김제는 전북이지만. 그리고 영남권에서 보면 의령, 함양 그리고 울주 이렇게 있었고 경기권에서는 파주, 구리 그리고 서울의 일부 지역도 이렇게 도의원, 시의원, 군의원 다시 또 뽑느라고 애를 쓰셨습니다, 지역 유권자들이.
◇ 김종대> 원래 안 해도 되는 선거를 왜 이렇게 뽑느라고 애들을 많이 쓰시는지.
◆ 정은정> 재보궐 선거가 좀 그렇죠.
◇ 김종대> 보통 농촌에서 재보궐선거가 의외로 심심치 않게 많은 것 같아요.
◆ 정은정> 제가 오늘 그런 이야기를 드리려고요. 우리는 참 관심이 없는데 지역에서는 워낙 이해관계가 바짝 붙어 있어요. 그러니까 의령군만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전임 두 군수가 지역의 어떤 공공 유통조직의 어떤 공금횡령 건이나. 상당히 좀 부끄러운 일인 거죠. 그래서 그것 때문에 물러나고 그렇게 되면 또 2만 7000명, 채 3만 명이 안 되는 작은 고장에서 굉장히 큰 상처가 납니다. 그래서 아예 이번에 의령군에서는 모 지역의 언론, 지역의 큰 어르신들과 유림들까지 해서 시민단체까지 죄다 이번에 좀 끝까지 가는 군수 뽑자, 정직한 후보 뽑자,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해야 되니까 21세기에 좀 낯선 주제이기도 하죠.
김하용 경남도의회 의장, 재보선 당선 도의원 축하 (서울=연합뉴스) 김하용 경남도의회 의장(가운데)이 12일 의장실에서 4·7 재보선에서 당선한 국민의힘 소속 손태영(의령)·백수명(고성1), 무소속 김재웅(함양) 의원의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2021.4.12 [경남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끝) 연합뉴스
◇ 김종대> 아니, 왜 시골에 그렇게 선거가 많습니까? 의령군수 얘기하셨는데 그 사연이 어떻게 된 거예요? 한 번 보궐선거하는 게 아니라 지금 두 번 연속으로 하는 겁니까? 계속 구속된 거예요, 그러면?
◆ 정은정> 전 이선두 전 군수하고 또 오영후 전 군수가 있었는데 지역의 토요의 유통이라고 지역의 어떤 농산물을 이렇게 좀 하는 유통회사가 있었어요. 요새 각 지자체마다 많이 만듭니다. 그런데 여기가 적자가 상당히 심각한 곳이었는데 그나마 감사도 좀 제대로 안 됐었고요. 2018년 당시에 여기에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 김종대> 연이어서 두 군수가.
◆ 정은정> 압수수색 그리고 그 앞에 사전선거부터 해서 여러 가지로 어떤 공직선거 관련한 문제 때문에 두 군수가 연이어 하차를 하게 된 거죠.
◇ 김종대> 그러면 군수만 뽑은 겁니까, 그 지역에서?
◆ 정은정> 아닙니다. 의령에서는 지금 이게 문제가 뭐였냐 하면 처음에 그래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귀책사유가 있으니까 우리도 그러면 공천을 하지 않겠다라고 먼저 더불어민주당에서 먼저 카드를 던진 거죠. 우리 안 할게. 왜냐하면 이번에 큰 사고를 많이 쳤으니까. 그런데 이게 또 경남 지역이다 보니까 슬금슬금 어떻게 우리가 후보를 안 내느냐. 이렇게 되면서 그렇게 되다 보니까 군의원 자리에는 또 도의원이 가고 서로서로 도미노로 서로 다.
◇ 김종대> 도미노로 군수로 가고. 그 도의원 자리에 군의원이 가고. 그럼 선거가 몇 개예요?
◆ 정은정> 어떤 면은 3곳. 3번, 3표를 찍으신 거죠.
◇ 김종대> 3표를 찍은 게 되고요. 그리고 여기 보니까 충북 보은의 도의원도 보궐선거한 걸로 돼 있는데 여기도 아주 기가 막혀요. 보니까 이미 작년에 도의원이 비리로 해서 보궐선거를 했어요. 그런데 보궐선거로 당시 당선된 분이 또 비리로 낙마를 해가지고.
◆ 이라영> 보궐의 보궐선거를 계속하죠.
◇ 김종대> 보궐의 보궐선거를 또 한 거더라고요, 여기는.
◆ 정은정> 그래서 농촌 지역의 특징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제 관행대로 이렇게 선거운동을 해서 왜 이렇게 당선이 취소가 됐지 보게 되면 체육대회 그러니까 선거운동 개시 전에 체육대회나 이런 곳에 가서 엄청 또 선거운동도 하고 이러다가 그런 사유들 자체가 좀 굉장히 어렵죠.
◇ 김종대> 알겠습니다. 그러면 농촌 지역의 이 재보궐선거 공보물 어떤 눈에 띄는 점. 도시와 다른 점 어떤 게 있었을까요?
◆ 정은정> 공약 자체가 중요하지 않고요. 제가 당선이 아니라 당첨이 중요하다라고.
◇ 김종대> 당첨은 또 무슨 소리야.
◆ 정은정> 당에 뽑히는 게 더 중요한 거죠. 그러니까 실제 선거운동보다 더 중요한 건 당의 경선을 통과하는 거. 그래서 그거에 대한 내홍도 무척 큽니다. 일단은 영남 지역 같은 경우에는 국민의힘에 출마를 할 수 있는 경선 통과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고요.
◇ 김종대> 그렇겠죠.
◆ 정은정> 그리고 그 이후에 불복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서로 이제 선관위에 재신고하고 이런 후유증을 수습하는 데만 해도 지역사회가 굉장히 큰 출렁댑니다. 왜냐하면 어떤 읍 출신이냐, 어떤 면 출신이냐에 따라서도 갈리는 게 농촌 선거이기도 하거든요.
◇ 김종대> 소지역 주의도 있겠고 또 심지어 그 사람이 본관이 어디냐 또 학교는 어디 나왔냐. 또 어느 집안 사람이냐, 이런 거 다 따지던데.
◆ 정은정> 실제로 제가 특정 지역을 말하기에는 청취자 분들이 너무 놀라실 것 같아서 두 지역 정도는 군수하고 국회의원을 서로 양 가문에서 나눠가지셨습니다. 이번에 우리 집안에서 국회의원 나올 테니까 너네는 군수 쪽으로 이렇게 서로 주고받기 하는 곳이 여전히 있습니다.
◇ 김종대> 이렇게 지방에서 선거를 자주 치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참 궁금합니다. 아까 말씀하신 의령군. 여기 어떤 곳인가 궁금해요. 여기 제일 이슈가 뭡니까?
◆ 정은정> 삼성 창업주죠. 이병철, 고 이병철 회장의 고향입니다.
◇ 김종대> 그런 것도 중요합니까?
◆ 정은정> 어쩌면 이게 한국 농촌의 현실일 텐데요. 내부의 동력이 없기 때문에 출향한 인사들 중에서 크게 출세를 하거나 아니면 경제인들에게 이 지역의 문제를 돌아봐달라고 매달릴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군수에 당선되신 군수님께서는 공약으로 호암 문화대제전을 열겠다라고 공약을 걸었는데 글쎄요. 이게 삼성가에서 허락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협의가 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 김종대> 또 삼성에 가서 열심히 제안하고 협상하고 그러셔야 되겠네요.
◆ 정은정> 보통 그렇게 많이들 합니다. 지역의 기초단체장들은 서울에 연관이 있으면 꼭 이렇게 올라가서 우리 지역에 투자를 해 달라 혹은 어떻게 해 달라고 많이 매달리는 게 실제 분위기죠.
◇ 김종대> 꼭 욕할 수만도 없을 것 같아요. 너무 또 사람이 떠나고 지역의 희망이 사라지니까 뭐라도 하나 붙들고 내려오겠다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어요? 결국은 개발이 맨 앞에 들어가겠죠, 뭐.
정은정 작가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 정은정> 그래서 중앙에서 돈을 얼마나 많이 따올 것인가. 이걸 가지고 능력치를 뽐내야 되기 때문에 공약이 그 공약이 아니라 그러니까 남발하는 거죠. 어디 가서 무슨 기업을 유치해 오겠다. 어떤 세계대회를 유치해 오겠다. 엑스포를 열겠다. 거의 이런 식의 공약들이 많고요. 실효성이 없는 공약들이 있더라도 그냥 당만 보고 찍어주는 경우도 많고요.
◇ 김종대> 제일 많은 게 도로 깔겠다는 거 아니에요?
◆ 정은정> 도로보다는 요즘은 확실히 기업 유치인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기업 유치.
◆ 정은정> 엑스포 유치. 그리고 스마트팜이 거의 공통으로 등장하는 농촌 공약입니다.
◇ 김종대>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정은정> 아무래도 이 스마트팜, 스마트팜이 농촌의 가장 큰 농업의 가장 큰 이슈다 보니까 그 부분들이 제일 많이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건 뭐냐 하면 스마트팜 관련한 예산을 따오겠다. 결국에는 또 예산 따오겠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고 그리고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공약이 아니다라는 건 왜 알 수 있냐 하면 모든 거의 농촌 지역의 공보가 공약이 비슷합니다. 최근에 유행한 거 다 집어넣는 거죠.
◇ 김종대> 그런데 이제 지방의원들 같은 경우는 겸직이 허용되잖아요. 그러다 보면 이해관계자가 결국은 출마해서 공약을 내놓는 경우가 굉장히 많단 말이죠.
◆ 정은정> 하나 웃자고 말씀하시는 건데 몇 년 전에는 충청북도 모 지역에서 성물 있잖아요. 비석 만들고. 성물사업을 하는 단체장이 당선이 되면서 모든 지역의 기념 식수를 하며 자기 이름 넣은 성물을 넣고. 하여튼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그런 일들이 농촌에서는 좀 벌어지죠.
◇ 김종대> 비석을 많이 세우셨군요, 그분이.
◆ 정은정> 소방서 앞에도 세우고 그런 일들도 요즘 웃고 넘어가기는 어려운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 김종대> 그러다 보니까 또 자꾸 비리에 걸리는 이유도 대부분 출마하시는 분들이 지역의 유지거나 사업가기 때문에 걸려들 소지가 많다, 이거 아닙니까?
◆ 정은정> 그리고 이번에 LH 사태 때문에 국민들의 공분이 굉장히 큰데요. 거기에 뭐랄까, 첫 출발도 지역에서 많이 있죠. 그래서 특히 어떤 토지 개발 사업 혹은 산업단지를 받아들인다거나 공공기관을 유치를 할 때 당선된 당사자와 일가들이 얽히는 일은 너무나 많아서 제가 일일이 말씀드리기도 어렵네요.
◇ 김종대> 도시와 밀집해 있으니까 정치인도 많이 뽑는데 농촌은 인구가 적으니까 넓은 지역을 정치인들이 커버해야 되거든요. 당연히 농촌에서 느끼는 표의 가치, 도시와는 다를 것 같습니다.
◆ 정은정> 선거구 조정이 되면서 그렇다면 농심. 그러니까 우리들의 마음은 누가 대변하냐는 거죠. 일례로 보게 되면 보은, 영동, 옥천이 한 선거구인데 그러면 영동군 출신의 국회의원이 된다면 나머지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냐. 그래서 그 지역 출신이 그래서 선거에 관건이 되는 것. 이것이 사실 농촌에서 아직까지도 벌어지는 거죠.
◇ 김종대> 제가 그 지역 자주 다녔어요. 거기서 많이 들은 얘기입니다. 또 제가 잘 아는 지역을 사례로 들어주시네요. 이라영 작가, 우리 정은정 작가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이라영> 보통 선거하면 자국민만 떠올릴 수 있는데 이번에 한국이주여성연합회에서 이주민 투표 독려 캠페인을 했어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제 생각에는 이분들이 출마를 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 김종대> 그래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이라영> 그래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점점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분들을 어떤 정책의 대상으로 삼지만 직접 정치에 참여한 주체로 여기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사실 굉장히 관심이 많거든요. 정치에 관심 많고. 그래서 이번에도 투표 독려 캠페인했듯이 앞으로는 점점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분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 정은정> 그러고 보니까 다문화 정책에 대한 공약도 없었어요, 이번에. 이제 눈에 안 들어온다는 거죠.
◇ 김종대> 그러니까 외국인 노동자하고 다문화 가정에 여성들과 자녀들. 농촌 인구가 줄어도 그 인구는 늘어나고 있거든요.
◆ 이라영> 그렇죠.
◆ 정은정> 유지를 하거나 가장 젊은 유권자들인데도 그렇게 크게 관심이 없더라고요.
◇ 김종대> 그렇군요. 이라영 작가도 4. 7 재보궐선거의 행간을 읽어주신다고요. 어떤 내용 준비하셨죠?
이라영 작가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 이라영> 제가 아직 행간을 다 읽기에는 좀 부족한데요. 일단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게 20대 여성들의, 그러니까 18세 이상. 20대 여성들의 15. 1%의 소수 정당 지지였잖아요. 그 부분과 또 30대 여성도 마찬가지로 이제 5. 7%가 양당을 벗어나서 소수 정당에 투표를 했는데 그와 맞물려서 20대 남성은 반면에 가장 이제 보수적인 투표를 했다라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죠.
◇ 김종대> 그렇군요. 아니, 그런데 이렇게 남녀별로 투표 성향이 확연하게 갈리는 게 또 청년세대 특징인 것 같습니다. 일단 2030세대의 목소리 준비해 오셨죠. 한번 들어보고 갈까요.
-진보, 보수 정당 이런 걸 떠나서 현실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그런 정치를 좀 이끌어가야 되지 않나.
-당연한 것들에서 차별받지 않는.
-한 표, 한 표 중요하니까 그런 중요성 인식하고 소신대로 찍었습니다.
-저도 진짜 뽑을 사람이 너무 없었어요, 사실. 그냥 차악을 택했다. 사실 여자가 한번 했으면 좋겠거든요.
◇ 김종대> 차악을 선택했다, 이런 표현이 마지막으로 들리는데 좀 자꾸 가슴에 담기네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이라영> 굉장히 현실적인 목소리고 실제로 저런 목소리 많이 듣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투표를 할 때 꼭 누구를 지지해서 찍는다기보다는 A가 싫어서 B를 찍기도 하잖아요. 사실 그게 많은 투표 성향을 좌우하기도 하고 이번 선거에서 특히 젊은층일수록 확연하게 갈라졌던 거는 젊은층일수록 우리가 양당을 일단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크고.
◇ 김종대> 보수, 진보 프레임 이런 거에서도.
◆ 이라영> 그 보수, 진보 프레임 그 틀에서 벗어나서 보려고 하는데 정작 우리의 정치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거죠.
◇ 김종대> 설 자리가 없죠.
◆ 이라영> 네.
◇ 김종대> 정치에서 공간을 안 내주니까.
◆ 이라영> 그런 마음들이 소수 정당 쪽으로 많이 갈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을 해요.
◇ 김종대> 그러면 이런 15%는 하나의 시작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앞으로 그런 공간 찾기. 우리 여성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어떤 증가할 걸로 예상이 되십니까?
◆ 이라영> 여성들은 사실 정치적인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죠. 점점 정치 세력화를 해 왔는데 문제는 이번 정부에서 그 목소리들이 제대로 반영이 안 되었다는 게 좀 문제로 보여요. 그러니까 여성들이 계속 15% 이상이 20대 젊은 여성들이 15% 이상이나 이렇게 찍게 된 거는 2017년 촛불 정부가 새로 들어선 이후로 그 이후로 뭔가 기대가 있었을 거 아니에요. 사실 많은 젊은 분들이 지지를 했지 않습니까, 지금 정권을.
그런데 우리가 2018년 1월부터 맞이한 현실은 안희정 비서 성폭력 사건부터 시작해서 이어서 부산, 작년에 서울에 이르기까지 모두 권력형 성범죄가 민주당에서 벌어졌는데 이게 거꾸로 생각하면 20~30대 여성에게는 노동권 침해거든요. 그러니까 지극히 이건 너무 와닿는 일이고 남의 일로 볼 수가 없는 문제이고 일자리 문제인데 이 문제들에 단 하나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았잖아요, 정치권에서.
그래서 오히려 덮으려고 하고 그리고 지지자들이 계속해서 2차 가해 서슴없이 하고 오히려 여성들의 목소리를 계속 묵살해 왔기 때문에 여성들 입장에서는 민주당에게도 지금 신뢰할 수가 없고 반면 그렇다고 오세훈 후보 쪽을 찍기에는 그쪽은 아예 대응하지 않는 전략을 썼거든요. 그러니까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성평등 관련 질문지를 보냈을 때 그냥 답변 없음.
◇ 김종대> 그것도 또 이상한 말까지 해 가면서.
◆ 이라영> 맞습니다.
◇ 김종대> 그러면서 그런 게 자극적으로 다가왔어요.
◆ 이라영> 그러니까 특히 오세훈 후보 쪽의 이준석 씨 같은 경우는 젊은 남성을 대변했잖아요, 적극적으로.
◇ 김종대> 그렇죠.
◆ 이라영>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젊은 남성이 오세훈 후보를 찍는 게 그렇게 이상하지 않아요.
◇ 김종대> 성공한 기획이에요.
◆ 이라영> 맞습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바로 젊은 여성 입장에서는 이쪽도 저쪽도 누구도 내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잖아요.
◇ 김종대> 오히려 소외감은 더 커진 거예요?
◆ 이라영> 그렇죠.
◇ 김종대> 그렇군요.
◆ 이라영> 지금 대놓고 정치권에서 젊은 여성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대신 여성 후보가 나왔지만 엄마로서 자꾸 호명했죠. 엄마 리더십. 그런데 엄마가 아닌 더구나 점점 결혼을 선택하고자 하는 마음이 줄어들고 있는 젊은 여성에게는 그 엄마 리더십이라는.
◇ 김종대> 그것도 옛날 얘기처럼.
◆ 이라영> 네. 오히려 마음을 더 멀어지게 만들죠.
◆ 정은정> 엄마인 저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도 화날 때 있어요. 왜 자꾸 저한테 어머니를 강요하는지.
◇ 김종대> 그러니까 여성성을 항상 모성으로 보는 이런 뿌리 깊은 관념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고 그런데 지금 어떤 청년, 신세대들한테 전혀 와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이라영> 맞습니다.
◇ 김종대> 그러면 지금 오세훈 시장이 성폭력 피해자를 만나겠다고 하고 있고 또 일터에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겠다, 말을 하고 있거든요. 여기서 중요하게 고려돼야 될 내용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이라영> 일단 면담이 진행된 걸로 알고 있고요. 복귀에 신경을 쓰겠다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안 하는 것보다, 그런 말을 안 하는 것보다는 물론 낫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지켜봐야겠죠. 지금 일단 그렇게 말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박수 쳐주기는 이르다고 보고 저희 꾸준히 지켜봐야 되고 무엇보다도 저는 지금도 2차 가해가 지속이 되고 있어서 그 부분을 좀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 김종대> 옳으신 말씀이신데 항상 이게 논란으로만 가는 게 저로서는 참 안타까운데요. 2030 남자들의 투표심리를 분석하는 이야기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거든요. 거기서 좀 우려되는 점은 없습니까?
◆ 이라영> 우려되는 점이 있고 사실 저는 이 얘기가 오늘 가장 하고 싶은데요. 20대 젊은 남성들의 투표성향을 분석한다는 빌미로 사실 직접적으로 20대 남성의 목소리보다는 중년의 남성들이 20대 남성을 앞세워서 자기들의 말을 하고 있거든요.
◇ 김종대> 예컨대 어떤 사례가 있죠?
◆ 이라영> 예를 들면 최근에 한 시인이 남자들이 군대 갈 때, 20대 남자들이 군대 갈 때 여성들은 돌봄 노동해라. 장애인, 노숙자, 아이, 노인을 돌봐라 이런 문제인데 총체적인 문제죠. 그러니까 군복무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말이고 돌봄 노동에 대해서도 이해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여성들에게 직접 그 이야기를 해 보면 와, 나도 2년 만에 돌봄 노동 끝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전혀 돌봄 노동에 대한 이해가 없는 말이죠.
◇ 김종대> 이런 걸 비교하는 프레임 자체가.
◆ 이라영> 맞습니다. 지금 중년 이상의 남성들이 20대 남성의 어떤 억울함을 마치 풀어준다는 식으로 그런 식으로 오히려 남성과 여성을 더 적대하는 구도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게 굉장히 문제고요. 정말 그게 군대 문제가 그렇게 관심이 많다면 정작 우리 군대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가 있어요. 많은 사고나 의문사 이런 문제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 낼 수 있는데 오히려 여성, 여성을 탓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죠.
◇ 김종대> 그렇다면 굉장히 우려되는 현상인데 2030 여성의 목소리가 정치화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얘기는 다음 시간에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계업 이라영 작가, 정은정 작가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 정은정> 고맙습니다.
◆ 이라영> 감사합니다.김종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