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성남시의회 국민의힘협의회 제공
경기도 성남시의회 전 의장인 박문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투기 혐의로 경찰 내사를 받던 중 의원직을 사퇴한 것과 관련해 시의회 국민의힘 측이 지역 공직자 전반에 대한 투기 의혹 진상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14일 성남시의회 국민의힘협의회는 박 전 의장의 부동산 투기 논란을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규정하고 '공직자 부동산 투기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조사특위)'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사특위가 행정사무조사와 감사를 벌여 토지 매입 경위와 공무원 유착 관계 등을 밝혀내겠다는 취지다.
협의회는 박 의원이 의장을 지낼 때 토지 매매를 한 것 자체가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투기'를 의심하게 한다며, 당시 관련 용도변경과 건축허가를 승인한 은수미 시장 등도 이번 투기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협의회 관계자는 "부정채용과 정치자금법 위반, 조직폭력배 유착에 이어 부동산 투기 등으로 얼룩져가고 있는 성남시정과 지역 정계를 바로잡고 청렴한 성남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선 시의원인 박 전 의장은 앞서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이고, 지난해 4월 폐암 수술을 한 뒤 의정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의 건강상태가 됐다며 윤창근 현 의장에게 사직원을 제출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경찰의 공직자 땅 투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돼, 이것이 의원직 사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박 의원은 분당구 서현동과 율동 일대에 3개 필지의 임야와 밭을 배우자와 함께 보유하고 있다.
서현동 임야(621㎡)는 박 의원이 시의회 의장이던 지난해 5월 배우자와 함께 6억원에 매입했는데 서현공공주택지구와 인접해 있다.
2017년 1월에는 서현동의 밭(619㎡)을 배우자 이름으로 6억2천500만원에 매입했다. 이 땅은 지난해에만 공시지가가 10% 가까이 올랐다.
특히 분당구 율동의 밭(177㎡)은 배우자 명의로 2015년 8월 6천만원에 매입해 올해 2월 5억622만원에 성남시에 판 것으로 확인됐다. 5년 6개월만에 8~9배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