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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잘 나가던 테슬라, 상하이모터쇼 기습시위 한 방에 빨간 불

아시아/호주

    中서 잘 나가던 테슬라, 상하이모터쇼 기습시위 한 방에 빨간 불

    테슬라 차주 전시장에서 기습시위
    테슬라 브레이크 때문에 가족 목숨잃을 뻔
    시위 벌인 차주 구류에 처해졌지만 여론은 차주편
    공산당 기관 사이트가 나서 테슬라 맹공
    단물 다 빨아먹고 버리는 中 전략이라는 시각도

    상하이 모터쇼 테슬라 전시장 차량 지붕에서 시위하는 차주. 중국 웨이보 캡처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는 19일 개막한 상하이 모터쇼에서 작은 전시장만 꾸리고 별도의 기자회견도 잡지 않은 채 조용히 지나가자는 기조였다.

    그런데 테슬라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중국과 전 세계인의 이목이 테슬라에 집중되고 있다.

    개막식 날 테슬라 차주 장 모 씨가 테슬라 전시차에 올라 기습시위를 벌이다 현장 요원에 의해 들려 나가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상하이시 공안 당국은 "소비자는 반드시 합법적 방법으로 권리를 주장해야지 과격한 행동을 취하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장 씨에게 구류 5일의 행정처분을 내렸다.{RELNEWS:right}

    하지만 여론은 장 씨 편이었다. 그동안 중국 내에서 테슬라 차량에 대한 안전 문제 등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았지만 테슬라의 대처가 미온적이었던 게 화를 키운 것이다. 테슬라는 안전 등에 관한 소비자 불만을 거의 대부분 무시했다.

    지난 2월에 중국 규제 당국이 테슬라 차량의 비정상적인 가속 및 배터리 발화 등과 관련해 책임자를 불러 내부 관리를 개선하고 중국 법률과 규정을 준수할 것을 지시한 후에야 신경을 쓰는 모양새를 취했을 뿐이다.

    모터쇼 행사장에서 시위를 벌인 장 씨도 테슬라 차량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온 가족이 사망할 뻔했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지만 기습시위가 벌어진 직후에도 테슬라 중국 법인 부총재는 차주를 돈이나 뜯어 내려는 블랙컨슈머 취급하며 중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했다.

    모터쇼 현장 기습시위와 관련해 텐센트과기의 긴급 온라인 여론 조사에서 21만여 명의 응답자 중 83.5%가 시위 차주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16.5%만이 테슬라를 지지한다고 답했을 정도다.

    중국산 모델Y 놓인 상하이 모터쇼의 테슬라 전시장.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가 확실하게 가르마를 탔다.

    당 조직과 당원의 기율과 기강을 담당하는 정법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창안왕은 20일 논평에서 차주가 소동을 부린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대중들은 문제가 잘 해결됐다면 누가 체면을 구기면서 차 꼭대기에 올라가 울부짖겠느냐면서 씁쓸해하고 있다"고 차주를 옹호했다.

    창안왕은 그간 중국에서 테슬라 고객들이 제기했던 차량 결함 의혹 사건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신에너지 차량 시장의 최강자로서 고객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기는커녕 문제가 났는데도 제대로 된 해법을 내지 않고 계속해서 차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기업의 책임'을 꺼내들었다.

    한발 더 나아가 "명백히 위험을 알면서도 큰일은 작게 만들고, 작은 일은 없는 일로 만듦으로써 테슬라는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가 되었다"며 "중국인의 돈을 벌면서 중국인의 목숨을 저버린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인의 돈을 벌면서 중국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표현은 신장 면화 불매 운동 당시 '한쪽에선 중국을 비방하고 한쪽에서는 중국을 비방해서는 안 된다'는 외교부 당국자와 관영매체의 판에 박힌 언급을 연상케 한다.

    마침 안전 문제에 불만을 품은 차주가 테슬라 전시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기 직전에 미국 본토에서는 자율 주행 중었던 것으로 보이는 테슬라 차량이 나무를 들이받고 불이나 차안에 있던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테슬라의 자율주행에 대한 안전 논란이 미국에서도 일고 있던 때였다.

    지난 2월 중국 감독 당국의 테슬라 관계자 소환과 이번 공산당 정법위 사이트의 테슬라 비난을 미중대결과 중국의 자국 전기자동차·자율주행차 보호·육성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의 전기차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테슬라를 끌어 들였으나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 시장을 잠식하고 자율주행차까지 넘보자 견제·제지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웨이라이(니오)·샤오펑(엑스펑), 리샹(리오토) 등 중국의 전기차 업체도 자체 생산 단계에 들어갔고 바이두와 화웨이 등 관련 업체들의 자율주행 연구도 이미 진행되고 있는 만큼 테슬라를 미중 경쟁의 지렛대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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