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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문화재 '동계집', 5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경남

    도난당한 문화재 '동계집', 5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2016년 도난 후 2018년 발견, 경상국립대 노력으로 귀환
    안동권씨 충강공파 종중 <동계집> 목판 고문헌도서관에 영구 기탁

    경상국립대 제공

     

    안동권씨 충강공파 종중의 역사가 담긴 목판 문화재가 도난당하여 타향을 떠돌다가 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문화재는 조선 중기의 학자 동계 권도(權濤, 1575~1644) 선생의 시문집을 간행하기 위해 1809년과 1875년에 판각된 '동계집' 목판으로,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33호다.

    문화재는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안동권씨 종중에서 관리해 오다가 2016년 9월 도난당하여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문화재청 소속 문화재 사범 단속반은 2018년 11월 충북 충주의 문화재 매매업소를 압수 수색하던 중 우연히 고색창연한 목판을 발견하였다. 내사 결과 이 목판은 경남 산청 안동권씨 종중의 장판각에 소장돼 있다가 사라진 <동계집> 목판 중 일부임이 드러났다. 단속반은 창고를 수색해 은닉된 목판들을 확인했고, 모두 134점을 찾아냈다.

    범인은 안동권씨 종중 장판각에서 보관 중인 '동계집' 목판을 세 차례에 걸쳐 빼낸 뒤 문화재 매매업자에게 1천만 원을 받고 팔아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애초 도난 신고된 목판 수는 135점이었지만, 134점만 회수되었다. 1점은 언제 어떤 단계에서 사라졌는지 알 수가 없다.

    경상국립대 제공

     

    회수된 문화재는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됐다. 이에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종중 대표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문화재를 인계받았다. 인계받은 문화재는 도난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종중 장판각에 다시 보관하기가 어려웠다. 종중 대표는 경남지역 고문헌을 전문적으로 보존 관리하는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에 회수된 문화재를 영구 기탁했다.

    고문헌도서관에서는 3개월간의 보존처리, 훈증 소독, 정리와 디지털화를 거쳐 4월 20일 종중 대표를 초청해 문화재 영구기탁식을 개최했다. 문화재를 영구 기탁한 종중 대표 권상혁 씨는 "종중의 문화재를 도난 맞고 나서 조상을 뵐 면목이 없었다. 경상국립대가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하여 우리 종중 문화재를 인계받아 영구 보존 관리해 주니, 종중의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라며 대학에 고마움을 전했다.

    기근도 도서관장은 "고문헌도서관은 개인이나 문중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고문헌을 수집해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경상국립대는 경남의 국가거점국립대학으로서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해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또한 연구와 교육에 활용해 대학의 공공성 강화와 대학,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도는 입재 노흠, 한강 정구, 여헌 장현광의 문인으로, 1575년 산청 단계마을에서 태어나 1601년 진사시에 합격하였다. 1624년 이괄의 난 때 왕을 공주까지 호종한 공으로 원종훈이 되어 성균관 전적에 제수되었다. 1640년에는 사간원 대사간에 제수되었고, 1628년에는 유효립의 옥사를 다스린 공으로 영사원종공신 1등에 책록되었다. 별세한 뒤에는 이조판서에 추증되었으며, 도천서원과 완계서원에 제향되었고, 1825년에는 충강(忠康)이란 시호를 받았다. 권도의 문집인 <동계집>은 모두 8권 4책 분량으로, 서문은 조선 후기 성리학자 정종로가, 발문은 김굉이 각각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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