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경영의 법칙'. 한국학술정보 제공
산업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의 처벌을 강화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이른바 '김용균법'이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노동자들의 안전을 지키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하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6~2020년 전국에서 지붕공사 중 발생한 사망사고는 모두 183건으로 연평균 36.6명이 작업 중에 목숨을 잃었다. 올해(1월 1일~4월 20일)도 벌써 1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산업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사업주 등 안전책임자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철학과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노하우들을 망라한 서적이 출판돼 눈길을 끈다.
30여 년간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를 분석했던 구권호 안전보건공단 인천본부장이 '안전경영의 법칙(한국학술정보)'를 펴냈다.
◇"산업안전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전제조건"'산업재해에서 벗어나 생명을 살리는 24가지 노하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경영의 관점에서 산업안전사고를 예방‧관리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제작됐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해 읽기 쉽고, 관련 논문이나 연구 결과도 소개해 전문성을 높였다.
구 본부장은 서문을 통해 "안전을 위해서는 사업장에서 누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고, 어떻게 하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주안점을 뒀다"며 "여기에 맞춰 경영자와 안전관리자, 관리감독자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이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과거에는 좋은 사업아이템이나 제품이 있으면 몇 년간 안심하고 생산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제품수명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안전사고 등으로 작업이 멈추면 기업은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노후화된 설비를 교체하는 데 예산상의 문제로 전부 교체하지 못 하고 일부만 교체했다면 사고는 결국 교체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한다"며 "취약한 하나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구권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인천본부장.
◇"안전경영은 시스템‧문화로 도입돼야 할 시대적 과제"이 책은 '안전은 타이밍이고 소통이다', '안전은 전략적이어야 한다', '안전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안전을 문화로 승화시켜라'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구 본부장은 이같은 구성을 통해 안전경영이 하나의 문화로 도입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한다. 그는 "기업이 리스크를 줄이고 안전을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를 경영 차원의 시스템으로 도입하면 대내외적으로 신뢰성을 확보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건 물론 가치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88년 안전보건공단에 입사한 저자는 재해통계분석팀장, 안전경영정책 연구실장 등을 거쳤고 필리핀과 미얀마, 몽골 등 개발도상국의 안전보건정책을 자문했다. 현재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과 품질 환경 안전보건시스템 인증(ISO 45001) 심사위원이기도 한 안전경영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