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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PD 사망' CJB 프리랜서들, 근로자 지위 인정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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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학PD 사망' CJB 프리랜서들, 근로자 지위 인정받아

    이재학 PD가 프리랜서 처우 개선 요구하다 목숨 끊었던 청주방송
    노동부, 프리랜서 21명 중 12명 '근로자 해당' 판단
    방송업계 전반 실태조사 추진…지상파 3사 방송작가 대상으로 근로감독도 실시

    고 이재학 PD 근로자지위 확인소송 2심 재판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고(故) 이재학 PD 사망 사건이 일어났던 CJB청주방송(이하 CJB)을 감독한 결과, 이 회사의 '프리랜서' 노동자 중 절반 이상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PD 사망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실시했던 CJB에 대한 실태조사 및 근로감독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숨진 이 PD는 CJB에서 14년 동안 근무하다 2018년 4월 자신과 프리랜서 동료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빚었고, 이후 해고 당했다.

    이에 대해 이 PD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고, 지난 2월 4일 유서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PD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은 청주지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번 조사·감독에서 노동부가 방송작가, PD 등 CJB의 프리랜서 21명에 대해 구체적인 업무형태 등을 조사한 결과 12명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방송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한 종사자에 대해 노동부가 근로감독을 통해 '근로자'로서 법적 지위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작가 9명 중 5명은 작가 본연의 업무뿐만 아니라 행사 기획․진행, 출연진 관리 등 다른 업무도 수행하고 있고, 업무 수행과정에서 CJB 소속 정규직 PD 또는 편성팀장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사용종속 관계에 있어 근로자로 인정받았다.

    PD 3명도 CJB 소속 정규직 PD로부터 지휘․감독을 받는 등 사용종속 관계에 있었고, 특히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촬영 준비부터 영상 편집단계까지 CJB 소속 정규직 PD를 보조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등 근로자로서 징표가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4명의 MD(Master Director, 정해진 시간에 방송이 송출될 수 있도록 하는 운영 책임자)는 CJB와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한 하청업체 소속이지만, 실제 업무수행 과정에서는 CJB 정규직 PD 등으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아 불법파견에 해당된다고 확인됐다.

    노동부는 방송작가, PD 등 프리랜서들을 근로자로 인정한 데 따라 기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시정지시 등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CJB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서도 총 9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CJB는 최근 3년 동안 전·현직 직원 88명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금품 7억 5천여만원을 체불했고, 근로조건 서면 명시 위반,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미실시 등 기초노동질서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이번 근로감독을 계기로 다른 방송사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방송사 스스로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도록 간담회·설명회 등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부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보도·시사교양 분야 방송작가를 대상으로 오는 27일부터 정기근로감독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BS는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MBC는 서울서부지청, SBS는 서울남부지청이 각각 근로감독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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