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뉘른베르크에서 백신접종 받는 환자. 연합뉴스
독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6월부터 없애고, 누구나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거나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이들은 쇼핑하고, 미용실에 가는 등 일상에서 자유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입국할 경우 자가격리도 면제된다.
독일은 26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주재 연방정부·16개 주총리 화상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6월부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우선순위가 철회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바로 모든 사람이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예약을 할 기회는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는 개인의원뿐만 아니라 기업체 소속 의사들도 백신을 접종하는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이미 대부분의 주에서 우선순위 1∼2그룹은 백신접종을 받은 상황"이라며 "3그룹도 5월 내에 1차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백신접종 우선순위 1그룹은 80세 이상 고령자와 양로원이나 요양원 거주자, 응급실이나 집중치료 병동 등 노출위험이 높은 의료진이고, 2그룹은 75∼80세 고령자와 치매환자돌봄시설 거주자와 의료진, 3그룹은 70∼75세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임산부와 접촉이 많은 사람 등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독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1회 접종받은 이들은 전체의 23.4%인 약 1천950만명, 2회 접종자는 7.2%인 약 600만명이다. 이는 미국(1회 41.5%, 2회 27.8%)이나 영국(1회 49.4%, 2회 17.8%)보다 뒤처지지만 한국(1회 4.4%, 2회 0.2%)보다 빠른 수준이다.
독일 보건부는 내달이면 전체 인구 3명 중 1명은 1회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분기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량은 8천만회분으로, 이중 5천만회분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라고 메르켈 총리는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나 회복자 등을 대상으로 한 봉쇄 완화 조처도 논의됐다.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이들은 음성인 진단검사결과 없이 쇼핑을 하거나 미용실을 방문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며 "해외에서 입국하는 경우 자가격리 의무도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회의는 희망의 회의였다"면서 "지금까지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만 백신 접종이 끝났지만, 백신접종 속도가 크게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시 쉽지 않은 과도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인구의 50%가 백신접종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우리 보건시스템에는 여전히 현저한 위험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RKI 집계에 따르면 독일의 전날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1천907명, 하루 사망자는 6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10만명당 최근 1주일간 신규확진자는 169.3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