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상정 (정의당 의원)
오늘 인터뷰, 정말 오랜만에 뉴스쇼 스튜디오를 찾은 분입니다. 바로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 심상정 의원. 작년 4.15 총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셨죠. 그 후로 언론 인터뷰를 일절 사양해 왔습니다. 1년 만에 언론인터뷰. 질문거리가 많습니다. 오늘 바로 만나서, 되는 데까지 질문해 보죠. 심상정 의원 어서 오십시오.
◆ 심상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얼굴 잊어버릴 뻔했어요. 아니, 왜 그동안 그렇게 언론 인터뷰, 뉴스쇼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인터뷰를 일절 안 하셨어요? 두문불출.
◆ 심상정> 네, 뭐 선거 이후에 제가 또 사임도 했고 또 건강도 좀 추슬러야 되고 또 정말 많은 세상의 변화가 있는데 과연 우리 정의당이나 제가 어디까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좀 고민하는 시간도 갖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고민의 시간. 성찰의 시간.
◆ 심상정> 오랜만에 정말 저희 남편이 차려준 밥상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그런 행운도 누렸어요.
◇ 김현정> 대표직 내려놓으셨으니까 대표님이 좀 차리셔도 될 텐데. 그러셨군요.
◆ 심상정> 밥상도 이제 같이 앉아본 게 굉장히 오래간만이거든요. 그리고 또 운동도 조금 하고 넷플릭스 영화도 많이 보고. 그리고 또 밀린 책도 좀 보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정말 쉼 없이 달려오다가 시간을 1년 동안 가지신 거예요. 물론 의원으로 활동은 하셨습니다마는, 대언론 활동, 이런 걸 줄이면서 돌아보셨다는 건데. 그러고 보니까 오늘이 4월 27일이에요. 4월 27일 딱 2년 전 이맘때가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 통과되고 이럴 때더라고요.
◆ 심상정> 안 그래도 제가 패스트트랙 안을 통과시킨, 망치를 두드린 그 그날이더라고요.
◇ 김현정> 오늘이 망치 두드린 딱 그날이에요?
◆ 심상정> 아니, 4월 30일인데.
◇ 김현정> 그렇죠. 4월 30일 딱 그 무렵이잖아요.
◆ 심상정> 그러니까 지금 만 한 2년째 되고 있죠.
◇ 김현정> 참 그때만 해도 우리 정치권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거라고 우리 기대했고 우리 정치판이 양당제에서 벗어날 거라고 다양한 정치세력이 진입할 거라고 기대를 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아니에요. 그게.
◆ 심상정> 양당 체제가 우리 사회의 변화를 너무 오랫동안 짓눌러왔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다양성의 정치, 또 제도적으로 협력하는 정치를 만들어보자. 그래서 선거제도 개혁이 시작이 됐는데 뭐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지만 선거제도는 개헌보다도 어렵다. 그런 얘기가 있었죠.
◇ 김현정> 개헌보다도 어렵다.
◆ 심상정> 그만큼 선거제도 개혁이 어렵다는 건데 그걸 천신만고 끝에 만들어 냈죠.
◇ 김현정> 그렇죠.
◆ 심상정> 그런데 결국 큰 당 두 당이 비례연합당을 만들면서 이제 개혁을 물거품을 만들어서 제 가슴에도 정말 큰 웅덩이가 파였습니다. 그런데 단지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지금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에도 이번에 보선에서 독선오만의 정치, 또 내로남불 정치를 심판받았는데 그게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정치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배신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김현정> 이번 재보선 결과. 사실 LH 사태, 부동산 문제, 2030 마음을 잃었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것만은 아니라고 보시는 거예요.
◆ 심상정> 그렇죠. 결국은 슈퍼여당이 만들어지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독선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었고, 또 정치기준이 다양성의 정치가 실종되고 또 절대규모의 의석을 갖고 있으니까 캐스팅보트 공간이라는 게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결국은 이제 국민의힘이 정치기준이 되어 버렸죠. 그래서 내로남불 정치가 된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저희가 한 5월 10일 정도에 안 그래도 선거제도 개혁이 좌초된 정치개혁 과정을 되돌아보고 평가하는 그런 자리를, 토론회를.
◇ 김현정> 토론회를 하나 준비하고 계시죠.
◆ 심상정> 준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아마 지난 1년 동안 조금 이 활동들 내려놓으시면서 이런 것에 대해서 이런 저런 고민들을 많이 하셨을 텐데, 혹시 그때 방망이 두드린 거 좀 후회도 되셨어요?
◆ 심상정> 그건 이제 지난 시기에 정치개혁이나 또는 검찰개혁을 추진한 것은 촛불의 명령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정의당이 문재인 정부 왼쪽에서 보다 과감한 개혁을 견인해라.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던 것이고 그 정치개혁을 제대로 복원하고 더 과감하게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에 토론회를 통해서 한번 전반적으로 되짚어보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방향도 한번 모색해 보겠다.
◇ 김현정> 방망이를 두드린 것까지는 맞는 방향, 촛불의 명령이었는데 그다음에 왜 꼬이게 됐는가에 대해서 이번 토론회에서 토론을 하시고 결자해지해야 된다고 보시고요.
◆ 심상정>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동산 정책 후퇴 조장하는 거대 양당 규탄 기자회견이 주거시민단체들과 정의당 주최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려 심상정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김현정> 그렇게 보고 계시는. 요즘 반기득권이란 말을 많이 쓰시더라고요. 반기득권 동맹, 반기득권 이런 이야기들.
◆ 심상정> 그러니까 이제 과거에는 수구보수세력이 있고 또 더불어민주당이 개혁세력이고 또 정의당은 그 왼쪽에 있는 진보다, 이렇게 규정이 됐었고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제 대선, 지방선거, 총선까지 정말 아낌없이 몰아줬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근의 평가는 결국은 민생은 더 어렵게 됐고 또 내로남불 정치로 일관한 거 아니냐. 이에 대한 평가들이 굉장히 냉정하게 이번 선거에 반영됐잖아요. 결국은 알고 보니까 문재인 정권도 또 더불어민주당도 결국은 기득권 정치의 일원이 아니었나.
◇ 김현정> 그러면 구기득권, 신기득권, 이렇게 된 거 아니냐.
◆ 심상정> 그래서 지금 부동산 문제가 지금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데 결국은 우리 사회를 제대로 가도록 하려면 기득권 세력과 단호히 맞서서 집 없는 서민들, 청년들을 지켜야 된다. 우리 정의당이 다시 한 번 자기 중심을 잡아야 된다. 그런 내부 주장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부동산 투기 공화국 해체특위의 위원장 맡으셨더라고요.
◆ 심상정> 네, 제가 국토위를 맡아보니까 부동산 문제를 담당하게 됐죠.
◇ 김현정> 부동산, 그러니까 정치, 사회, 다양한 분야에 문제가 있을 텐데 특별히 부동산정책에 심 의원이 더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뭘까요?
◆ 심상정>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공동체가 아예 망가질 것 같은 그런 걱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왜냐 하면 부동산 문제는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이거든요. 부동산 문제 때문에 받는 국민의 고통이 크고 청년들은 또 좌절하고 이게 결혼 격차까지도 이어지고 저출산으로까지 이어진단 말이에요.
◇ 김현정> 아이는 못 낳겠죠. 집도 없는데.
◆ 심상정> 그래서 부동산 문제가 이렇게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에서 목소리를 좀 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좀 갖고 있고요. 특히 선거 끝나고 나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국민의 여론을 전부 거꾸로 읽고 있단 말이에요. 4% 종부세 내는 부동산 부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는 여야가 앞다퉈서 목소리를 높이는데, 절반 가까운 그런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한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를 않고 있어요. 그래서 저와 정의당이 분발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그 말씀하신 게, 사실 선거 끝나고 여당의 흐름은 부동산 규제 완화쪽. 이쪽에 흐름을 타고 있고,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분 유력한 대선주자니까요. 이분의 발언도 주목하게 되는데 뭐라고 하셨냐면, 주택이 실거주용이냐 투기 수단이냐, 이걸 관심 있게 봐야 된다. 실거주용이면 1주택, 2주택, 3주택 별장 같은 거 있을 수 있으니까. 이런 것과 구분해서 보자.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심상정> 그러니까 선거 끝나고 나서 이제 종부세 완화 움직임이 제기되고 또 오세훈 시장이 재개발 깃발을 올렸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재명 지사가 나중에 해명을 하셨지만 민감한 시기에는 발언이 신중해야 되죠. 예를 들어서 집 한 채 없는 서민들이 집 두 채가 필수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걸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분들은 당연히 사치재로 생각하고 위화감을 많이 가졌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1가구 2주택, 두 채를 갖고 있는 실거주자를 보호하는 문제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문제는 다르다. 그러니까 한 채든 두 채든 세 채든 부동산으로부터 발생하는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조세정의의 원칙에 따라 과세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대출을 좀 완화해서 첫 집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90%까지 담보대출을 열어놓자, 송영길 의원은 이런 주장 하셨거든요. 그건 어떻게.
◆ 심상정> 그건 한마디로 빚내서 집 사라는 거거든요. 더불어민주당도 박근혜 정부 시절에 빚 내서 집 사라를 엄청나게 비판했던 정당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황당한 방안이 나와서 정말 유감스럽고요.
◇ 김현정> 황당하다고 생각하세요?
◆ 심상정> 우선 금융시스템에서 90%까지 대출하는 것은 약탈적 대출이죠. 거기에서 조금만 집값이 내려가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게 나는 겁니다. 그리고 LTV, DTI는 금융시장안정화 수단이거든요. 이걸 자꾸만 부동산 정책으로 끌고 오니까 문제가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 정부 입장에서도 가계부채 대책을 조금 후에 내놓을 거고 이건 아마 대출 규제 쪽으로 입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지금 민주당에서는 또 대출 규제 완화하자,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건 뭔가 황당한 발언이다. 방향이 잘못됐다라는 지적이신 것 같아요.
◆ 심상정> 네, 이건 경제부총리도 대정부 질의 답변에서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게 말했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 참석하며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김현정> 정의당 심상정 의원 만나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나오셔서 질문들이 지금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데. 이제 기득권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이야기 나눴는데, 정작 정의당은 어떤 모습이냐. 이런 질문 지금 들어와요. 정의당의 모습에 대해서도 1년 동안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셨을 거예요.
◆ 심상정> 이제 뭐 정의당에 많은 사건이 있었잖아요.
◇ 김현정> 많았죠.
◆ 심상정> 그래서 우리 국민들께서 걱정도 하고 격려도 해 주셨는데 저는 20년을 돌이켜보니까 우리 세상도 많이 변했고 국민의 삶도 아주 복잡하고 다양해졌어요. 그래서 변화한 만큼 세상의 규칙도 바꿔야 된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고 정의당이 그런 변화를 위해서 어디까지 뭘 해야 될 건가, 이걸 고민하고 있는데 지금 정의당도 그 변화를 위한 어떤 몸부림의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몸부림을 치고 있다.
◆ 심상정> 지금 지지율이 좀 낮게 나오는 것은 20대 국회에 비해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민주당이 슈퍼여당이 되면서 캐스팅보트의 공간이 없어졌어요.
◇ 김현정>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졌다는 말씀.
◆ 심상정> 그리고 또 이번에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고요. 또 지금 무엇보다도 당이 새롭게 중심 잡고 이제 새로운 비전과 방향을 모색하는 그런 시기다. 우리 여영국 대표 취임한지 취임한 지 지금 한 달 됐는데 지금 뭐 발바닥에 땀나도록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심이 좀 잡힐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난 재보선에서는 말씀하신 대로 후보를 못 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새 당대표 뽑고 당 정비하고 나면 대선에서는 후보를 내는 거죠?
◆ 심상정> 다음 달에 대선기획단을 출범시킨다는 그런 보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
◇ 김현정> 심상정 의원이 좀 나서셔야 되는 거 아니라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 심상정> 일단 다음 선거는 어느 정당, 어느 후보를 뽑느냐가 아니고 코로나19이후에 어떤 사회를 선택하느냐. 그런 선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당도 이제 저도 우리 정의당이 제시하는 미래에 대해서 좀 더 깊은 고민의 결과를 내놔야 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당도 심상정도.
◆ 심상정> 아니, 모두가 그렇죠.
◇ 김현정> 고민해 보는데 결국은 심상정이다, 이렇게 되면 그걸 마다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 심상정> 지금 일단 당이 중심을 잡고 또 미래에 대한 계획을 국민들 바라시는 대로 잘 만들어 내는 게 우선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게 우선이다. 이제 대선이 얼마 안 남아서 자꾸 여쭙게 되는데 시대정신, 이번에 될 대통령을 뽑을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시대정신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심상정> 한마디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다음에 나와서 또 말씀을 드릴게요.
◇ 김현정> 다음에 나와서.
◆ 심상정> 지금 아무래도 다들 느끼시겠지만 지금은 세력도 중요하고 또 인물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 세상의 규칙을 어떻게 바꾸고 우리 공동체의 그 비전을 어떻게 구체화 하느냐 이게 가장 중요한 다음 대선이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세상을 이끄는 그 인물이 필요하다. 그 말씀이세요. 이런 질문을 들어옵니다. 의석이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존재감이 떨어진 것 같다, 정의당이 예전의 그 적은 의석으로도 존재감이 빵빵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디서부턴가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안타까워 하는 문자도 있어요.
◆ 심상정> 아까도 말씀을 드렸지만 현실정치는 힘에 의해서 규정되거든요. 이전 20대 국회 때는 저희가 잠시나마 교섭단체 구성하고 또 정치개혁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었지만 지금은 우선 국회 구조 자체가, 정치구조 자체가 슈퍼여당의 제1야당의, 제3의 정치 공간 자체가 지금 없습니다.
◇ 김현정> 개인기로 돌파할 수 있는 이런 상황은 아니군요.
◆ 심상정> 그렇죠.
◇ 김현정> 현실이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 심상정> 저희가 부족한 점도 있는데 그거는 열심히 잘 채워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시작하셨으니까요. 종종 모셔서 철학들 듣도록 하겠습니다. 심상정 의원님 고맙습니다.
◆ 심상정> 네, 반가웠습니다.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