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통령 선거를 관리할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인해 더욱 매서워진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질타와 내로남불에 대한 비판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대선 후보와도 호흡을 맞춰야 하는 신임 지도부. CBS노컷뉴스는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들을 직접 찾아 당 쇄신 방향성과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책을 들어봤다.[편집자주]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하는 우원식 의원이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소상공인과 비정규직 등 을(乙)의 위치에 있는 국민들을 돕겠다는 '을지로위원회' 초대 위원장. 당내 진보 연구모임인 '더미래연구소' 대표의원. 민주평화국민연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도전 중인 우원식 의원은 당내에서 민생 중심의 진보적인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왔다.
친문과 비문을 아우를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당내 의원 지지를 가장 많이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당대표 선거를 치르며 초래된 계파 논란에 대해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좌도, 우도 아닌 현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 평화, 민생, 균형발전'이라는 네 개의 기둥을 강조하며 "민주당 한가운데 민생 기둥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하는 우원식 의원이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다음은 우 의원과의 일문일답.
-한마디로 4·7 재보궐 선거의 패인은?=민생을 못 챙겼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받은 뒤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 했다. 정권 재창출에 문제 없다고 얘기하게 되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 안일했던 것 같다.
-불공정하면 내로남불 문제가 컸던 것 같다. 어떤 쇄신책을 내놓겠는가.=우리 내부 잘못에 대해 국민 눈높이보다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 윤리감찰단을 윤리감찰원으로 격상해서 조사 기능을 더 강화시키겠다. 윤리심판원에 국민배심원을 구성해서 제식구 감싸기를 확실하게 없애겠다.
-국민배심원단 구성을 어떻게 다양하게 할 건가.=가장 중요한 건 객관적이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분들을 모시는 것이다. 거기에 맞는 분들을 추천받고 내부 회의를 통해서 그러 분들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권익위 조사가 5월 즈음엔 나온다. 투기 사실이 밝혀진 의원님들에 대해선 어떤 특단의 조치를 내리겠는가.=(투기의) 정도에 맞춰 국민의 눈높이보다 더 엄격하게 조치하겠다. 징계 수준을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하는 우원식 의원이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20대 남성(이남자)들이 이탈해서 졌다는 분석이 있다. 맞는가.='이남자'가 많이 이탈했다. 희망사다리가 끊기면서 가장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다. 세대 별로 보면 아무 것도 갖고 있지 못하는, 사회에 첫 출발하는 청년들이 위협을 느낀다. 결혼할 수 있을까, 아이 낳을 수 있을까. 특히나 남성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책임감은, (성별 상관없이) 다 똑같다 하더라도 여성에 비해 느끼는 게 좀더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군가산점제를 도입하는 게 맞습니까=그건 아니라고 보고요. 국방의 의무를 다 하는 일이긴 합니다만 청년들의 꽃같은 시기에 군대에 가는 게 자기개발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스스로) 손해 봤다고 보기 때문에 무슨 대가를 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접근이 군가산점제 도입 아니겠느냐. 나는 대가를 다른 방식으로 해주자는 차원에서 군장병 자기개발법이라는 법안을 냈다.
-'이남자'가 이탈했다고 하기엔 원래 민주당을 찍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항상 민주당을 찍던 '이여자'(20대 여성) 중 15%가 이탈했다.=다 같은 청년이다. 청년들이 민주당을 찍은 이유는 국정농단 사태를 보며 민주당에 기대를 걸은 것이다. 그래서 정권도 만들고 (21대 국회 의석) 180석을 얻은 건데 국민 보기에 민생을 잘 챙기지 못하면서 여러 가지 일이 생겼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상향해야 한다는 것을 놓고 당내 논란이 많다. 부자 감세 아닌가.
=부자감세다. 종부세는 3% 남짓의 국민들에게 적용된다. 시장을 안정화시켜야 하는데 3% 남짓한 분들께 적용되는 걸 깎아준다는 건 이런 의미다. 집을 많이 보유해도 조금 있으면 세금을 깎아준다는 시그널이다. 시장을 안정화시킨다는 기조와 반대되는, 아주 적절치 못한 방법이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생초자)에 한해 대출을 풀어주는 것은 어떻게 보는가.=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후보 중에 90%까지 풀자는 의견은 너무 과도하다. 부동산 안정 기조를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범위 내에서 풀어야 한다.
-열성 당원들의 문자폭탄이 화두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문자폭탄도 의견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문제 삼을 건 아니다. 그런데 표현방식이 너무 과도하다. 욕설은 적절하지 않다. 우리 내부의 분열을 야기시키려는 사람들에게 구실이 될 수 있다.
-문자폭탄, 양념은 아닌 것 같다.=욕설은 그렇게 볼 수 없다. 적절하지 않다. 다만 문자 그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집단적으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4월 기자간담회에서 열성당원들에 대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계파 찬스'라는 말이 막판 논란이 됐다.=쓸데없는 소리, 별 의미 없는 얘기다. 우원식을 규정하는 게 뭐냐. 을지로위원회다. 정치는 힘 약한 사람들의 가장 강한 무기여야 한다. 좌도, 우도 아닌 현장으로 가야 한다. 갑자기 계파 얘기를 하니까 뭔 뜬금없는 소리냐. 평가할 가치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얘기는 삶이다. 민주당에 네개의 기둥이 있다. 민주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한 골고루 잘 사는 나라와 균형 발전이라는 두 개의 기둥이 더 있다. 나는 합쳐서 민생 기둥이라고 하는데 우리 당 한가운데 세워야 한다. 민생으로 정면돌파하겠다. 그게 국민 민심에 가까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