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홍보한 남양유업 본사와 연구소에 대해 30일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 이한형 기자
자사 음료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 발표로 논란을 일으킨 남양유업이 경찰 수사와 특허 침해 고소까지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영업사원의 밀어내기 갑질, 경쟁사 악플 비방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되면서 추락한 이미지가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30일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공장 내 세종연구소 등 총 6곳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해 남양유업이 심포지엄 발표를 하게 된 경위와 허위 광고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 소장은 불가리스가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인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남양유업 불가리스가 진열돼 있다. 박종민 기자
당시 남양유업은 동물·인체가 아닌 세포 실험 결과라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이 불가리스를 찾으며 일부 매장서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불가리스가 남양유업의 주가는 발표 전후로 30%가량 크게 뛰었다.
효능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가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고발조치했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에 따르면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남양유업 세종공장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도 요청했다. 세종시는 30일까지 남양유업 측 의견서를 받고 영업정지 명령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남양유업 건강기능식품 '포스티바이오틱스 이너케어'의 제품 용기가 hy(옛 한국야쿠르트) '엠프로3'의 뚜껑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뚜껑의 특허권은 중소기업인 내추럴웨이가 보유하고 있다. hy는 해당 제품을 사용한 출시권을 가진 상태다. 내추럴웨이와 hy는지난달 남양유업을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