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과 반려견들. 연합뉴스
TV로 중계되지 않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과는 어떨까.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일상을 잘 알고 있는 7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78세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보내는 하루를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근력운동을 포함한 운동으로 아침을 맞는다고 한다. 폭스뉴스를 비롯해 TV 시청을 매우 즐기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TV를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서 CNN방송 '뉴데이'나 MSNBC방송의 '모닝조' 같은 아침 프로그램을 챙겨본다.
운동이 끝나면 그날의 각종 뉴스를 정리한 파일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된다. 이후 바이든은 갈색 가죽가방과 여러 자료를 들고 백악관 집무실로 향한다.
백악관 2층 관저에서 1층 집무실로 '출근'한 후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일일 정보브리핑을 받는다.
이후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과 마이크 도닐런 백악관 선임고문 등을 부른다. 특정한 주제가 정해져 있지는 않은데 바이든 대통령은 수 십년지기 참모이자 또 다른 자아로 불리는 도닐런 고문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자주 묻는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해리스 부통령과 점심을 한다. 자신이 부통령이던 시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하던 대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점심 메뉴로 구운 치킨을 올린 샐러드를 좋아한다고 한다. 오렌지 게토레이와 제로 콜라도 아주 좋아한다.
저칼로리 식단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초콜릿칩 아이스크림 같은 군것질의 팬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엔 해수사탕과 초콜릿칩쿠키가 올려져 있다. 다이어트 콜라의 '광팬'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콜라가 필요할 때 누르던 빨간 버튼은 치워진 지 오래다.
한 오랜 참모는 WP에 "바이든의 입맛은 다섯 살짜리"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과 중 경호를 피해 로즈가든이나 사우스론으로 불리는 잔디밭에 나가 바람을 쐬고 반려견인 챔프 및 메이저와 놀아주기도 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바이든 대통령도 밤에는 국민이 쓴 편지를 읽어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주로 답장을 한 데 비해 바이든 대통령은 종종 직접 만나는 일정을 잡는다.
트랜스젠더로 육군 예비역인 프레스턴 리(36)는 트랜스젠더 군복무 금지 규정을 없앤 데 대해 감사하는 편지를 썼다가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한다는 백악관의 전화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적힌 카드를 지니고 다녀줘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썼던 어맨다 파틸로(45)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나 사진을 찍었다.
인간적 접촉을 중시하는 소탈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말도 없이 백악관 직원들을 찾아가 놀라게 하는 한편 직원의 부모에게 직접 생일 축하 전화를 하기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가족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요한 회의를 하다가도 손주 등 가족에게 전화가 오면 꼭 받는다고 한다. '일이 있으니 끝나고 전화하겠다' 같은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손목에는 2015년 세상을 떠난 장남 보가 차고 다니던 묵주가 걸려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6~7시께 집무실을 떠나 백악관 관저로 돌아가는데 자기 전에는 둘째 아들 헌터에게 전화한다고 한다. 다음날 업무를 위해 보고서를 읽는 것도 취침 전 일과다.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공식 일정은 하루에 한두 개 정도이다 보니 야당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이 너무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한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같은 에너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TV를 보는 데 긴 시간을 쏟고 중요한 정책적 결정을 밤낮없이 트윗으로 알려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