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부 차관. 윤창원 기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11월 택시기사를 폭행해 경찰에 신고된 후 바로 다음날 사건을 맡은 관할 경찰서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관이 사건 발생 직후 경찰서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차관은 택시기사를 폭행한 다음날인 지난해 11월7일 오전 자신의 폭행 사건을 맡은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에 방문했다.
당초 그는 사건 당일 현장에서는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를 거부했고, 이후 경찰의 정식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것으로만 알려져 왔다.
이 차관은 사건 발생 후 한나절도 지나지 않아 서초경찰서를 찾은 이유에 대해 "전날 택시에 놓고 내린 물건을 찾으러 경찰서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방문 당시 누구를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물건만 찾아서 나왔고 누구를 만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차관이 경찰서를 찾은 직후의 행적이다. 이 차관은 방문 직후 택시기사에게 연락해 블랙박스 영상 확보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에는 택시기사에게 합의금을 건네고 영상 삭제도 요구했다.
이한형 기자
이후 담당 경찰은 이 차관이 합의했고, 증거 영상도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특히 경찰은 택시기사로부터 폭행 영상을 접하고도 "못 본 걸로 하겠다"고 외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서초경찰서는 이 차관이 일반 변호사인줄만 알았다고 밝혀왔지만,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당시 서장을 비롯한 간부 다수가 이 차관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중요인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처리 과정에 외압이 작용했는지 여부까지 살펴보고 있는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은 그의 경찰서 방문을 비롯한 행적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