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31일 북한이 한미미사일지침 종료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향해 국제문제평론가 명의로 막말 비난을 한 데 대해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며,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 없는 언행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의 대남비난에도 정부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지적에 이런 답변을 했다.
서 장관은 다만 "한 나라의 국방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북한의 국제문제평론가 수준에서 한 얘기에 대응하는 게 적절치는 않다"며, "(북한의) 공신력 있고 책임 있는 당국자의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지켜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개인 명의의 글인 만큼 정부가 직접 논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신중한 입장에서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게재한 국제문제평론가 김명철 개인 명의의 글을 통해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사일지침 종료에 대해 "고의적인 적대행위",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이라고 미국을 집중 비난한 바 있다.
북한은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해서도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지침종료사실을 전한다'고 설레발을 치면서 지역 나라들의 조준경안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민 남조선 당국자의 행동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을 저질러놓고는 죄의식에 싸여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고 있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막말 섞인 비난을 했다.
북한의 이번 논평은 한미정상회담 종료 9일 만에 나온 첫 반응으로, 미국과 남측을 비난하면서도 평론가 개인의 논평 형식을 취해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