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수사 중간 결과를 발표 전 인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작한 정부의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수사의 중간 결과가 공개됐지만, 정작 LH 혁신안 논의는 차질을 빚고 있어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약 2800명 조사하고 고위공직자·국회의원 구속은 0명…'꼬리자르기' 의혹 남을 듯
김부겸 국무총리는 "경찰청의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는 총 646건, 약 2800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20명을 구속하고, 52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특수본이 수사 중인 주요 공직자에는 △국회의원 13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명 등이 포함됐다.
이러한 수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사의 양과 질을 확대한 데 대해 환영했지만,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남겼다.
참여연대 김주호 사회경제1팀장은 "단시간 내에 상당히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밝혀냈고, 최종 수사 결과에서는 더 많은 것을 밝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 시민들의 공분을 일으켰던 LH 직원이나, 고위공직자 및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남는다"며 "수사대상이 주로 하위직 공무원 중심이다보니 '꼬리 자르기'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이날 구속 대상 가운데 LH 관계자는 단 4명 뿐, 국회의원이나 3급 이상 고위공직자 중 구속된 사례는 아예 한 건도 없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1차 공개됐던 수사 결과보다 광범위하게 조사가 이뤄졌다"며 "차명거래 조사 여부가 중요했는데, 땅을 중심으로 조사하면서 차명 거래도 상당수 찾아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민이 수사 결과를 받아들이려면 현 정부에서 진행했던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 사업 예정지의 토지거래내역, 보상내역을 투명하게 들춰내야 한다"며 "전면적인 수사 결과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땅 투기 뿐 아니라 공공주택이나 특공, 매입임대 주택에서도 부패 및 예산 낭비의 소지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 개발 사업의 불법, 편법 사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