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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법무부 조직개편안 수용 불가"…박범계와 잇딴 '엇박자'

사건/사고

    김오수 "법무부 조직개편안 수용 불가"…박범계와 잇딴 '엇박자'

    대검, 법무부 조직개편안에 '공식 반대'
    김오수 주재 부장회의서 반대의견 도출
    고위간부 인사 이어 朴-金 재차 엇박자
    리더십 시험대 金…'줄다리기' 이어지나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 사이 균열이 심상치 않다. 최근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한차례 이견을 보이더니, 이번에는 법무부가 추진중인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검찰청이 강도 높게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1일 김 총장 취임 이후 일주일새 외부로 표출된 두 사람의 충돌만 벌써 두번째다. 검찰 조직개편안 처리부터 중간간부 인사까지 이달 안에 박 장관과 김 총장이 맞대야 할 과제가 잇따라 예정된 만큼, 두 사람 간 긴장도 역시 점차 고조될 조짐이다.

    대검찰청은 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에 사실상 전면 수용 불가를 선언했다. 앞서 법무부는 일반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일부 총장이나 장관이 승인할 때 직접수사를 개시할 수 있게 하는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이같은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에 대검은 확고하게 선을 그었다. 대검은 입장문에서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은)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검사의 직무와 권한, 기관장의 지휘·감독권을 제한할 수 있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이 민생과 직결된 범죄에 검찰이 직접 수사해주길 바라더라도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할 수 없는 공백이 발생한다"며 "특히 장관 승인 부분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대검은 입장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문구까지 넣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같은 의견은 김오수 검찰총장 주재로 열린 대검 부장회의에서 도출됐다. 입장문 공개 전까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대검 부장회의 개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한다.

    대검의 강경한 입장에 박 장관은 같은날 "(입장문 수위가) 상당히 세더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법무부와 대검 사이) 법리에 견해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받아쳤다. 김 총장과 조만간 만나서 대화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의 엇박자는 앞서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협의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3일 김 총장은 서울고검에서 박 장관과 2시간 정도 인사안을 논의하고 나오면서 "나름대로 열심희 의견을 드렸지만 저로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반면 박 장관은 "충분히, 아주 충분히 자세히 들었다"며 다소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두 사람은 이날 예정에 없던 저녁 식사를 가지며 밤 9시까지 추가로 의견을 교환했지만 입장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박 장관은 "(총장과 협의는) 의견 청취 절차이지, 이견을 좁히는 절차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김 총장과 만난 이튿날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곧바로 단행했다.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대거 중용된 인사였다.

    검찰 내부에서는 고위간부 인사에서 자신의 구상을 실현하지 못한 김 총장이 이번 법무부의 조직개편안마저 막아내지 못할 경우 리더십에 큰 흠결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총장으로서 확실한 목소리를 내달라는 요구가 적지 않다.

    현재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조직의 90%를 차지하는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금지하는 개편안은 사실상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다름 없다고 보는 시각이 짙다. 조직개편을 개개인의 인사보다 더 큰 문제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강한 이유다.

    법무부는 곧이어 단행할 검찰 중간간부 인사와 맞물려 조직개편안도 확정 짓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개편안이 마련돼 국무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아직 상당 기간이 남아있어, 박 장관과 김 총장 두 사람의 줄다리기도 한동안 이이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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