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금천구의 한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 급식에 이물질을 넣은 사건의 피해아동 부모들과 단체가 9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김정록 수습기자
서울 금천구의 한 유치원에서 아이들 급식에 이물질을 넣은 혐의 등으로 입건된 교사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두고 피해 아동의 부모들이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피해 아동의 부모들과 금천장애인부모연대는 9일 오후 1시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에 대한 구속 수사와 엄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천경찰서는 지난 7일 아이들 급식에 모기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든 액체를 넣은 혐의(아동학대·특수상해 미수)로 A씨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인 김지현(30)씨는 "지난해 11월 사건 이후 7개월이 지났지만, 긴 시간 동안 피해자 가족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입을 뗐다. 김씨는 "입원 없이 건강했던 아이가 짧은 기간 동안 옆구리 통증, 코피 등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사건이 늦게 알려졌으면 (아이들이) 더 망가지거나 누군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피해 학부모 대표인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1월에만 수차례 범행이 발견됐다"며 "그럼에도 가해 교사는 아이들 건강을 생각해 자일리톨을 뿌린 것이라고 허무맹랑한 준비 서면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A씨가 아이들 급식 등에 넣은 액체와 피해 아동들의 상태 간의 인과관계를 밝히려 했으나, 액체 규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2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청하며 반려했고, 4개월여 만에 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국공립유치원 '급식 테러' 사건 엄벌 촉구. 연합뉴스
김지현씨는 "A씨가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고도 여유롭게 유해물질을 더 넣는 모습이 (CCTV에) 찍혔지만, 무엇을 넣었는지 확인하지 못하면, 피해를 입증하지 못하면 처벌 못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원아들이 어떤 손해도 입은 바 없다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구속 수사와 정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 아동 부모들과 단체들은 A씨를 강경하게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금천장애인부모연대 위성요 회장은 "교육청 소속 특수교사가 아이들 음식물에 정체불명의 약물을 넣은 사건"이라며 "다시 우리 아이가 다니는 곳에 이 선생님이 온다면 안심하고 보낼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비대위원장은 "아동학대 관련 사건은 경중을 떠나 구속을 원칙으로 하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을 우선으로 하는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의 교육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한편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0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