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평균 80시간씩 일하던 40대 택배기사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14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롯데택배 운중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임모(47)씨가 전날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임씨는 잠을 자던 오전 4시 30분쯤 몸을 비트는 증세를 보였고, 임씨의 배우자가 이상 증세를 감지해 119에 신고했다. 임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임씨는 매주 평균 80시간이 넘는 초장시간 노동을 해왔다.
대책위는 "임씨가 평소에도 힘들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며 "주 6일을 근무하며 하루 2시간만 자고 출근하는 날이 많았으며, 자정이 넘어 귀가한 뒤에야 저녁 식사를 하는 일이 잦았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 가입 전 기준으로 하루 15.5시간, 주 평균 93시간 노동을 했고 노조에 가입한 후에도 주 평균 80시간이 넘는 초장시간 노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한형 기자
임씨의 택배 물량은 월 6천개 정도였으며, 하루에 250여개의 물품을 배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담을 느낀 임씨가 택배 물량을 줄이려 했지만 대리점 소장이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책위는 "대리점 소장이 작년 11월에 바뀌고 올해 1월이 돼서야 일부 구역을 제외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롯데택배는 과로로 쓰러진 택배 노동자와 가족에게 사과하고 사회적 합의·단체협약 체결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오는 15, 16일 상경 투쟁을 진행한다. 전체 택배노조 조합원 6500명 가운데 5천 명 이상이 이번 투쟁에 참여한다.
택배노조 진경호 위원장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조합원은 버스를 통해 상경하고, 수도권의 2500명 조합원과 차량이 대기할 예정"이라며 "집회가 불허될 경우 차를 타고 여의도 등지로 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