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들이 정상회의을 열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국제질서와 안보에 '체계적 도전'을 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은 냉전사고의 연장이자 집단정치 심리의 못된 발현이라며 반발했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표단 대변인은 15일 홈페이지에 올린 기자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중국은 시종일관 방어적 국방정책을 펴고 있다며 누구의 군사기지가 전세계 퍼져 있고 누구의 항모가 곳곳에서 무력을 과시하고 있는지 세계가 똑똑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1년 중국의 국방예산은 2090억 달러로 GDP 대비 1.3%에 불과하지만 나토 30개국의 군사비 총액은 1조 1700억 달러로 전 세계 군사비 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중국의 5.6배에 달할 전망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또 중국의 핵무기 수는 미국 등 나토 국가들과 차원이 다르다며 나토 회원국 핵탄두 수는 중국의 20배에 가깝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은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고 비핵국가와 비핵지대에는 사용하거나 위협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며 나토 회원국들이 중국과 같은 약속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유럽연합 주재 중국 사절단 홈페이지 화면 캡처
EU 주재 중국 대표단 대변인은 "나토가 중국의 발전을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중국 위협론을 중단할 것을 충고한다"며 "중국의 정당한 이익과 합법적 권리를 정치적 조작이나 대립 조성에 사용하지 말고, 대화와 협력에 힘을 쏟고 국제사회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누구에게도 구조적인 도전을 하지 않겠지만, 누군가 우리에게 구조적인 도전을 한다면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도 빼놓지 않았다.
중국 대표단 대변인은 특히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 사건 등도 거론하며 인간적 비극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가해자가 미국 등 나토국가이고 중국은 피해자임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유고슬라비아 중국 대사관 폭격 사건은 1999년 나토군 일원이던 미군기에 의해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 대사관이 폭격 당한 사건으로 미국은 오폭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고의적인 조준 폭격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나토군의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 사건도 거론하며 "나토가 중국 인민에게 빚을 진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자오 대변인은 나토 공동성명에 대해 "소집단을 만들어 진영간 줄서기를 강요하는 것은 역사의 조류에 위배되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