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기숙사 출입문에 고인이 된 청소노동자 A씨를 추모하는 메모가 붙어 있다. 박종민 기자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의 사망 사건을 두고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는 글을 써 논란이 된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이 보직 사표를 냈다.
구 처장은 1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던진 날카로운 말은 더 가시 돋친 말이 되어 돌아왔고 또 다른 갈등이 골이 생겼다"며 "저는 그 책임을 지고 오늘 서울대학교 학생처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앞서 청소노동자 이모(59)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민주노총 전국일반노조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가 서울대로부터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등을 받았다며 '산재 사망'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8일 SNS에 서울대가 이씨에게 업무와 무관한 영어·한자 시험을 보도록 했다는 노조의 주장과 관련, "(고인이) 삐뚤삐뚤 쓰신 답안지 사진을 보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고 적기도 했다.
이에 구 처장은 지난 9일 SNS에 "순수하고 겸손한 유족에게 노조가 개입해 억지로 산재 인정을 받아내기 위해서 '중간 관리자의 갑질'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며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구 처장은 게시물을 삭제했다 지난 10일 다시 글을 올려 "역겹다고 한 것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며 "당연히 유족이나 다른 청소 노동자를 두고 한 말이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