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공식 후원사 코카콜라(왼쪽)와 대회 공식 로고. 로이터 통신 캡처 "코카콜라 외 타사의 음료는 라벨을 떼어 참석하세요."
2020 도쿄올림픽 개최가 임박한 가운데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관중으로 동원되는 현지 학생들에게 올림픽 후원사 중 하나인 코카콜라 제품을 지급하기는커녕 각자 지참하라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카콜라 이외 타사 음료는 반입을 금지하고, 지참할 경우 라벨을 떼고 참석할 것을 지시했다는 지침 또한 공개돼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도쿄올림픽 관람에 동원되는 학생들이 따라야 할 지침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 해당 트위터 캡처 현지 한 누리꾼은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림픽을 관람하는 학교의 믿을 수 없는 실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가시마시 학생은 750mL 이하의 페트병 2병까지 반입이 가능하고 페트병의 경우엔 가능한 한 '코카콜라' 제품 반입을 부탁드린다. 타사의 음료를 지참할 경우, 라벨을 떼어 반입하도록 부탁드린다고 적혀있다"며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오후 3시 20분부터 6시 50분까지는 식사할 수 없다", "(관람하는 학생들) 전원 꼭 점심 식사 후 참석해달라", "식사는 각자 가정에서 해결하라" 등 올림픽 관중에 동원되는 학생들이 따라야 할 지침으로 보이는 내용이 적혀있다.
논란이 일자, 시 교육위원회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19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가시마시 교육위원회는 한 시립 학교가 지난 15일 '(반입) 음료 페트병의 경우 코카콜라사의 음료로 부탁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교직원은 당시 조직위로부터 구두로 받은 내용을 통지했다고 한다. 시 교육위원회는 "오해가 있는 표현"이라며 음료 라벨을 떼어낼 것을 요구했다.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입구의 모습과 도쿄올림픽 공식 스폰서 코카콜라. 사진공동취재단·코카콜라컴퍼니 제공 이를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코카콜라를 비판하고 나섰다. "코카콜라를 불매 운동하겠다"는 다수의 누리꾼들이 존재하는가 하면, 한 현지 누리꾼은 "(올림픽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게 해주는 후원자는 국민"이라며 "코카콜라보다 국민들을 우선시하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음료를 나눠줬다면, 홍보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누리꾼 역시 "억지로 올림픽 관람에 끌려가는 학생들에게 밥을 알아서 먹으라는 것도 황당한데, 코카콜라를 '제공'도 아닌 '지참'하는 지침은 더 어이없다"며 "공식 음료 파트너가 음료 스폰도 안 해주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이같이 주장한 누리꾼은 "무관중 경기에 학생들이 관전하는 것이 부럽다"며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자국 올림픽인데 그런 요구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일부 정보만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싶냐"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