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일본 도쿄 시부야 요요기 공원에서 공공 미술 열기구 '마사유메'(正夢)가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16일 도쿄 시부야 요요기 공원 상공. 사람 얼굴 모양의 거대한 열기구가 떠올랐다. 회색빛을 띠고 무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얼굴 모양이 하늘에 나타나자, 현지인의 관심을 끌었다. 높이는 건물 6~7층, 크기 약 20m에 달해 멀리서도 포착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 열기구는 이날 낮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요요기 공원 하늘을 떠다녔다.
이 열기구의 정체는 일본인 작가 3명이 도쿄올림픽 관련 이벤트로 선보인 공공 미술 작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작품의 이름은 '마사유메'(正夢). 우리나라 말로 직역하면 '현실과 일치하는 꿈'이라는 의미다.
이는 일본인 작가 3명으로 구성된 예술팀 '메(目)'가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관련 이벤트로 선보인 공공 미술 작품으로, 2020 도쿄올림픽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연기됐다가 결국 개막한다는 속뜻을 담고 있다.
이들은 "멤버 중 한 명이 어린 시절 인간의 얼굴이 달처럼 떠오르는 꿈을 꾼 데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라며 "작품을 본 사람들이 '수수께끼 같은 일이 일어나도 괜찮다'는 느낌을 받아 무언가를 상상하는 힘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이를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NHK방송에 따르면, 주최 측이 사전에 작품이 공개되는 장소와 시간 등을 공개하지 않고 등장 시켜 무심코 하늘을 쳐다본 시민들은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열기구에 공기를 주입하는 모습. 해당 유튜브 캡처 현지 한 누리꾼은 "TV 화면으로 보고 유리잔을 떨어뜨렸고, 아이는 공포 영화를 본 것처럼 겁을 먹었다"며 "이런 걸 지자체가 허용했다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이런 것으로 올림픽은 흥이 나지 않는다"며 "올림픽 개최 반대가 판치는 상황에서 이런 작품이 도쿄올림픽을 상징하는 것은 섬뜩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이 작품의 주인공은 실존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열기구 얼굴의 주인공 선정을 위해 연령, 성별, 국적을 따지지 않고 1천여 명을 모집했고, 이 가운데 한 명을 선정해 이같은 작품을 제작했다. 선정된 주인공의 신상정보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