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 국립공원 페이스북 캡처미국 한 국립공원에서 교통사고로 새끼를 잃은 어미 곰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어미 곰은 죽은 새끼 옆에서 6시간 동안 머물며 자리를 뜨지 못했다.
2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에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오후 12시쯤 새끼 곰 한 마리가 차량에 치었다.
이날 오후 4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국립공원 경비원들은 한 시간만에 죽은 새끼를 발견했다. 죽은 곰은 무게 약 25파운드(11kg)로 생후 6개월이 안 된 걸로 추정됐다. 인근 주변 도로에는 부서진 차량 부품도 발견됐다.
한 경비원이 죽은 새끼를 땅에 묻기 위해 숲속으로 옮겼다. 이때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어 고개를 드니 또 다른 곰이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깜짝 놀란 경비원이 자리에 일어나자, 곰도 인근 덤불 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이들을 조용히 지켜봤다.
경비원은 "작업을 하려고 하니 곰이 깊지만 부드러운 소리를 냈다. 어미 곰들이 새끼를 불러내는 소리였다"며 "그제야 이 곰이 엄마고 죽은 새끼를 두고 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미 곰은 사고 난지 6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새끼를 버리지 않았다"며 "슬픔에 잠긴 엄마와 아이 사이에 서 있는 내가 괴물이 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킵 베어스 와일드 홈페이지 캡처그는 끝으로 운전자를 향해 "제한속도로 달리고, 주의깊게 운전하며, 야생동물을 조심해달라. 곰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당부했다.
해당 공원 측은 올해에만 최소 8마리의 곰이 차량에 치었고 이 가운데 1 마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비영리 야생동물 보호 단체 '킵 베어스 와일드'(Keep Bears Wild)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20년까지 400건 이상의 곰과 차량 간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소식을 전한 공원 측 페이스북 계정에는 6천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고 7만 건의 공유가 될 정도로 현지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