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정권 교체를 외치던 야권의 내홍이 심상치 않다. 장외에 머물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이 입당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 '친(親) 윤석열' 의원들이 "윤 전 총장을 자극하지 말라"며 이준석 당대표를 때리기 시작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합당 문제로 국민의힘과 대치 중이다. 25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당은 합당으로 새로운 정당이 탄생한다면 대통령 후보도 새로운 기구인 '대통령 후보 선출위원회'에서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윤 전 총장과 안 대표 모두 국민의힘 주도의 '대선 버스'에는 탈 수 없다는 것인데, '제3지대' 불씨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
윤석열 입당 기싸움, 국민의힘 내부 갈등 비화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의 입당 신경전이 국민의힘 당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윤 전 총장이 과거 안철수 대표가 처음 정치에 참여했을 때와 아주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다"며 "정치를 하려면 여의도 한복판에 있어야 하고, 여의도를 회피하며 정치하는 분들은 대부분 성과가 안 좋다"고 말하자
국민의힘 내 친(親) 윤석열 계 중진 의원들은 "자극하지 말라"며 일제히 반발했다.이에 이준석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소환했다. 그는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중진 의원들을 직격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는 '4번으로 나가면 이기고 2번으로 나가면 진다'와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당내 의원 다수는 부화뇌동했지만, 중심을 잡고 낚이지 않았던 당원과 국민이 주역이었던 승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더 나아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 밖 인사(안철수)를 밀기 위해 오세훈 시장과의 개인적 인연도 다 버리고 압박하다가 나중에는 유세차에 올라오려고 하셨던 분들이 있다"며 "이긴 선거였기에 당원과 국민이 웃고 지나간 것이지 결코 잊지 않았다"고 윤 전 총장을 옹호하는 중진 의원들을 겨냥했다.
중진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진석 의원은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요인 중 단 하나를 꼽으라면 윤석열"이라 말했고,
권성동 의원은 "윤석열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도 이 대표의 입당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겠는가"라며 장외 행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안철수는 합당 기싸움… 여전한 제3지대 불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또 다른 야권 잠룡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합당 문제로 국민의힘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당명변경 △대선 후보 선출 플랫폼 문제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국민의힘은 이달 초부터 경선준비위원회를 통해 경선룰 마련 등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합당으로 새로운 정당이 탄생한다면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23일 KBS 라디오에서 "전체를 아우르는 야권 단일 후보를 위해서는 당연히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위원회가 필요하다"며 대통령 선출위원회를 꺼내 들었다.
결국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새 플랫폼을 제안한 국민의당과, 100석이 넘는 제1야당 자체가 플랫폼이라는 국민의힘이 충돌한 것이다.
국민의힘 밖 주자인 윤 전 총장과 안 대표 모두 자신의 몸값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대선 버스에 쉽게 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이른바 '철석 연대' 등 제3지대 가능성도 약하지만 계속해 거론되고 있다.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탔으니 국민의힘 경선버스엔 탈 사람은 다 탄 것 같다. 외부에서 탈 사람은 끝난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은 지금 상황으로 가면 그 버스를 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작가도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윤 전 총장과 만나보니) '바깥에 더 있겠다'는 뜻으로 저는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