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회사진취재단최근 인터뷰와 일정마다 실언으로 논란이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대장주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공개적으로 우려스러운 평가가 나오면서 내부 주자들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도부를 중심으로 강해지고 있다. 동시에 윤 전 총장을 '야권 후보'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준석 대표, 최근 윤석열 지지율 추이에 "위험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데 대해 단호하게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외연을 확대한다며 당 밖에 머물고 있는 윤 전 총장이 메시지를 알 수 없는 갈지자 행보를 하거나 지나치게 보수진영에 치중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데 대한 평가다.
특히 여의도 정치와 선을 긋는 듯한 자세를 취하면서, 정작 새로운 국가비전은 내놓지 않는 윤 전 총장의 행보와 관련해 이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소환해 비교하기도 했다. "여의도 정치에 숙달된 분들과 거리 있는 분들이 여의도 아닌 곳에 캠프를 차치려고 하는데, 그런 모델은 대부분 성과가 안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권교체의 열망이 투영된 높은 지지율로 야권 대장주로 꼽혔던 윤 전 총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전국 18세 이상 1천3명을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를 보면, 윤 전 총장은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전주보다 1% 하락하며 19%를 기록했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46%)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42%)에 각각 33%, 34%로 오차범위 이상 격차로 뒤졌다. (이번 4개 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내 주자들에 힘실어줘야" 목소리 커져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최 전 감사원장은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무실을 찾아 인사를 나눴다. 윤창원 기자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안 찾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윤 전 총장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중도층에게 호소하는 부분이 있다는 게 강점이었는데, 지금은 그걸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당내 한 재선의원)"는 것이다. 특히
지도부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스스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자신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유일한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그러나 지지율 하향세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속전속결로 입당을 마친 상황이라 윤 전 총장이 이 시점에 입당을 하기도 쉽지 않은 조건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윤 전 총장이 외곽에 머물다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막판 원샷 경선을 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곤란하다.
하락세인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워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당내 주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비등해지고 있다. 일례로 최 전 감사원장의 입당에 '국민의힘 식구'가 됐다며 환영식까지 열고 반긴 게 대표적이다. 의원들에게
당내 후보들 캠프에 '맘껏 직책을 맡으라'고 이례적 공지를 하기도 했다. 서병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경선준비위원회는 각 후보들의 비전을 국민과 당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발표회를 빠른 시일 내 기획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핵심 지도부 관계자는 "
지금 당내 훌륭한 후보들이 얼마나 많냐"며 "경선을 통해 당 내부 후보들이 서로 검증하고 경쟁하면서 내공과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국민들이 우리 후보들을 제대로 평가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지지 그룹, '자강론=윤석열 비토' 강한 반발
반면 윤 전 총장에 대한 엄호 그룹은 지도부의 자강론이 윤 전 총장의 비토로 비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면 다른 후보들은 출마 자체도 하지 못할 지지율이란 말"이냐고 일갈했다. 윤 전 총장의 현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가한 이 대표의 발언을
'자해정치', '이적행위'라고까지 비판했다. 이양수 의원은 최근 윤 전 총장의 연이은 실언을 의식한 듯 "사용하는 단어가 아무리 거칠고 투박해도 국민의 마음을 읽고 거짓 없이 꾸밈없이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고 엄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