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빌딩에서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누구나 도덕적 해이가 불가능한 최대 1천만원을 장기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국민 누구나 최대 1천만원까지 장기간 3% 수준의 저리로 빌릴 수 있는 '기본대출권'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대선 경선 캠프 사무실에서 5차 정책간담회를 열고 "누구나 금융에 접근하고 최소한의 금융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기본대출과 기본저축으로 구성된 기본금융권을 보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본소득, 기본주택에 이은 기본 시리즈 공약의 3탄이다.
기본대출권은 대부업체 사용자의 평균 대출금과 비슷한 금액을 우대금리보다 살짝 높은 조건으로 10~20년간 장기 대출을 해주는 게 골자다. 대출금을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금리에서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일정액을 국가가 대출을 해주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고리대부업체나 악덕사채업자에게 내몰린 금융 소외계층을 국가가 직접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금리는 우대금리로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분들은 이용할 필요가 없게 돼 있다"며 "금리가 너무 낮으면 대출을 받아 예금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막기 위해 3% 수준으로 설정했다. 금리가 오르면 연동돼서 오를 수밖에 없다. 복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연구 결과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 정도의 금리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순 없지만, 경험적으로 나와있다"고 부연했다.
대출액을 1천만원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부업체들이 담보·소득 없이 빌려주는 금액이 평균 900만원 정도다. 그래서 1천만원을 최대치로 잡았다"고 했다.
또 기본대출은 마이너스 대출 형태로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게 하고, 금융 대출에 가장 취약한 20~30대 청년부터 시작해 전 국민으로 점차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는 "청년기본대출은 청년들이 높은 금융 문턱으로 고리 대부업체와 불법 사채시장에 내몰려 신용불량자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 예방한다"며 "연체정보 등록·관리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장치를 갖추고 연체 해소에 필요한 최소한 일자리를 보장해 연체 및 신용불량자 전락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기본대출과 함께 기본저축제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이 지사는 "국민 누구나 500만~1천만원 한도의 기본저축제도를 도입하겠다"며 "기본저축을 기본대출 재원으로 사용하면서 일반예금 금리보다는 높은 금리를 설정해 재산형성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불법 대부업 처벌도 강화하겠다고 했다.이 지사는 "금융 약자의 고혈을 짜내는 악성 범죄의 처벌을 강화해 불법 사채나 불법대부는 발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자제한법을 어긴 불법 대부계약은 계약을 무효화해 이자를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이미 받은 이자는 반환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자율이 허용 이자율의 3배 이상일 경우에는 원금계약까지 무효로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0%로 돼 있는 법정 최고이자율도 낮춰나가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지사는 "경제 상황을 고려하고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하면서 법정 최고이자율을 경제성장률의 5배 이내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