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닷새 만인 18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영장집행을 시도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경찰은 1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 시도에 나섰으나 무산됐다.
민주노총이 사법 절차에 불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라, 향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구속영장 강제 집행에 앞서 여론의 추이를 살피고 있으나, 실제 집행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경찰청 7·3 불법시위 수사본부는 이날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경향신문 사옥을 찾아 구속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지난 13일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지 5일 만이다.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경찰은 민주노총을 찾아 "오늘 오전 11시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 진행해 양 위원장 소재가 파악됐다"며 "13일자로 양 위원장에 대해 발부된 구속영장 집행에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닷새 만인 18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영장집행을 시도하자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출입문을 막아서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에 민주노총 측 변호인은 "현재 구속영장만 있고 압수수색영장은 없다"며 "2013년도에 경찰이 민주노총 건물에 들어가다가 헌법재판소에서 위법이라는 판단을 받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10여분간 경찰과 대치했다.
이어 "민주노총이 있는 곳은 경향신문사 건물인데, 경향신문과 건물 입주자들에게 동의는 받았느냐"고 물었다. 이후 변호인은 민주노총 측은 구속영장 집행에 협조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달했다.
수색영장이 없었던 경찰은 양 위원장 측이 구속영장 집행에 불응하자 "향후 법적 절차에 따라서 다시 한 번 영장집행을 시도하겠다"며 "법적 절차에 협조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오후 12시 55분쯤 철수했다.
서울 도심에서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대규모 집회를 잇달아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양 위원장은 지난달 3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노동자대회 등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일반교통법 위반·감염병예방법 위반 등)로 지난 13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후 양 위원장 측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부하고 모든 사법절차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경찰이 철수한 뒤 민주노총 한상진 대변인은 취재진에 "향후 구인절차 등 모두 불응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경찰 조사에 응했고 법 위반 사실도 모두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구속수사하겠다는 상황이 많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 위원장은 정부가 대화에 나선다면 향후 법적 절차에 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양 위원장은 "당장 절박한 노동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정부가 민주노총과 산별 노조들과 진정어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위원장의 인신 구속을 미뤄둘 필요도, 총파업 투쟁을 강행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 위원장은 정부가 대화에 나서지 않을 시, 예정대로 오는 10월 20일 전 조합원 110만명이 참여하는 총파업투쟁을 강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이번 파업이 어느 때보다 가장 규모가 크고 위협적인 파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찰은 양 위원장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통신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양 위원장 구속영장 집행 무산과 관련 "오늘은 구속영장 집행에 응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구했는데 이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것"이라며 "향후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구속영장 집행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