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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쓰레기 까보니…절반은 퇴짜, 그냥 묻으라고요?" (계속) |
매립용 봉투에 유리병과 폐기물 등이 담겨 있다. 전주권광역폐기물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 제공전주권광역폐기물매립장의 하루는 오전 6시부터 시작한다. 쓰레기는 소각용과 매립용, 음식물 및 재활용 등 크게 3부류로 나뉜다. 각각의 주민협의체가 추천한 감시원이 를 한다. 보통은 들어오는 양의 10% 남짓이다. 트럭에서 쏟아지는 봉투를 찢어서 내용물을 직접 살펴본다.
신발, 조개 껍데기, 주삿바늘, 피 묻은 거즈…?
신발, 깨진 유리그릇, 뼈, 조개 껍데기, 주삿바늘, 피 묻은 거즈…
매립용 쓰레기 봉투에서 나온 내용물들이다. 그대로 땅에 묻힐 뻔하던 쓰레기가 감시원에 발견됐다. 도로에서 긁어모은 노면용 쓰레기에는 침출수가 가득했다. 그대로 땅에 묻히면 토양 오염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침출수가 흐르는 노면용 쓰레기. 전주권광역폐기물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 제공소각을 해야 할 쓰레기가 아닌 것도 많이 들어온다. 임기 만료를 이틀 앞둔 30일 만난 폐기물 매립시설 주민지원협의체 안병장 위원장은 "들어 온 쓰레기를 까보면 절반이 이런 식"이라고 말했다.
평소에 들어온 쓰레기 양의 10%에 대해서만 성상 검사를 실시하는데, 이중 절반은 되돌려 보낸다는 게 안 위원장의 말이다.
그런데 최근 성상 검사를 100%로 끌어올리면서 쓰레기 처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이어졌고 되돌아가는 쓰레기도 많아졌다.
안 위원장은 "뒤섞인 쓰레기를 돌려보내면 어떻게 사후 처리가 되는지 통보가 오지 않는다"며 "문제 행위자에 대한 행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성상 검사는 우리 협의체의 적법한 권한"이라고 했다.
고무줄 같은 성상 검사
하지만 성상 검사를 무기로 시민을 '볼모'로 잡는다는 반박도 설득력이 있다. 평소 10% 남짓한 성상검사를 주민의 안전을 위한다며 돌연 100%로 끌어 올린 탓이다.
전주권광역폐기물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 안병장 위원장. 남승현 기자
차기 주민협의체의 위원 선출 과정에서 현 집행부의 요구를 전주시의회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야기됐다.
주민총회를 거친 명단을 전주시의회에 올렸음에도 특정 위원이 선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성상 검사를 100%로 대폭 확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의회는 현 집행부의 반복된 위원 활동을 반대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주민총회를 거쳐 추천된 위원"이라며 "여러번 위원 활동을 했기 때문이라는 반대 이유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 다선 시의원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성상 검사의 강화가 '쓰레기 대란'으로 비화하자 안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시민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해 당사자가 만나서 대화하면 협의가 이뤄지리라 본다"며 "쓰레기 처리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해결도 동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