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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검사 출신' 다웠던 윤석열-김웅의 기자회견

칼럼

    [칼럼]'검사 출신' 다웠던 윤석열-김웅의 기자회견

    핵심요약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김웅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기자회견
    김웅, '어떤 증거나 자료도 없다'며 피해 가기
    윤석열, 김웅에 고발장 전달 의혹받는 손준성 검사와 거리두기
    두 사람 모두 본격적인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듯한 인상
    공공연하게 제보자 압박한 것도 유사 "제보자 특정된다"-"여의도판에서 모르는 사람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웅 의원. 윤창원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웅 의원. 윤창원 기자'윤석열 검찰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웅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손준성 검사로부터 고발장 등을 전달받아 당시 미래통합당에 전달했는지 등 핵심 의혹에 대해 "기억이 없다"며 계속 피해 갔다.
     
    윤 전 총장도 출처 모를 '괴문서'로 정치공작이 벌어지고 있다며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전직 검사인 이들 두 정치인의 기자회견에서는 공통점들이 발견된다.
     
    일단 본격적으로 진행될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두 사람은 실제 수사가 시작되면 이런 사건들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먼저 김웅 의원.

    '맹탕 회견이다', '해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의 주장에는 한 가지 일관된 흐름이 있다. 자신에게는 어떠한 증거나 자료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
     
    김 의원은 "(텔레그램)대화방을 폭파했다. 제보를 받은 방과 전달받은 방 모두 삭제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휴대폰을 6개월마다 바꾼다"고 강조했다.
     
    또 "당시 총선 선거운동에 집중하느라 저에게 제보되는 많은 자료에 대해 검토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으며, 당원으로서 제보받은 자료를 당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바로 전달했다. 보관도 안 하고 바로 포워딩했다"고 설명했다.
     
    "저에게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에, 그 진위 여부는 제보자의 휴대전화와 손 모 검사의 PC 등을 기반으로 조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서 하루빨리 밝혀주시기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수사를 하더라도 나에게서는 아무것도 나올게 없다', '내 휴대폰에는 증거가 없다'고 미리 밑자락을 깔아두는 어법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손준성 검사. 윤창원·이한형 기자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손준성 검사. 윤창원·이한형 기자그는 또 이렇게 부연하기도 했다.
     
    "어느 정권이든 간에 야당 측에 그런(제보) 자료가 오면 권부 내에서 오는 자료가 많은데 그걸 문제 삼기 시작하면 (그동안) 민주당에서 받아서 제출했던 건 다 문제 삼을 거냐"며 "저는 최종 수취인이 아니고 전달만 한 것인데 받을 지위가 아닌데 받았다고 하면 배달자를 다 처벌해야 한다는 것인데 억지에 가깝다"는 것.
     
    설령 손 검사로부터 고발장 등을 받아 당에 넘겼다 하더라도 자신은 내용은 모른 상태에서 단순히 전달만 했기 때문에 문제를 삼지 말라는 주장으로 읽힌다.

    이 역시 수사에 미리 대비해 방어막을 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다음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 전 총장은 "출처와 작성자가 나와야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없는 문서는 괴문서"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제보자가 김웅 의원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는 고발장 등 어떤 문서를 제보했다 하더라도 최초 작성자가 누구인지가 밝혀지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측근으로 알려진 손준성 전 수사정보정책관과 거리를 두는 듯 한 인상을 주었다.
     
    그는 손 검사가 총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했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자기가 누구와 문건을 주고받고 하는 게 있고 움직일 수 있다"며 "다 검찰총장의 결재를 받고 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손 검사가 실제로 김웅 의원을 통해 고발장 등을 전달했더라도 자신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미리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김웅 의원이 절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나지 않고 뉴스버스에 제보된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손 검사와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어 향후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통점은 또 있다.
     
    두 사람 모두 제보자를 공공연하게 압박했다.
     
    김웅 의원은 상당수 언론과의 통화에서 '윤석열과 유승민을 동시에 잡으려 하는 것 같다', '제보자가 특정 캠프 소속"이라며 제보의 목적이 순수하지 않고 특정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자회견에서도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보자는 특정이 된다. 제가 생각하는 제보자가 맞다면 쉽게 금방 와닿을 것이다. 신원이 밝혀지면 이 일이 벌어지게 된 경위도 이해되리라 본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아예 제보자를 정면 공격했다.
     
    "과거에 그 사람이 어떤 일을 벌였는지 여의도 판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 사람이 언론에 제보부터 먼저 한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공익제보자가 되냐"며 "폭탄을 던져 놓고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디지털 문건의 출처와 작성자를 정확히 대라"는 것.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윤창원 기자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있었다. 언론관이다.
     
    김웅 의원은 제보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 "뉴스버스도 언론 매체인데 조작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제보자가) 휴대폰을 제출했다고 하니 쉽게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조작은 아닐 것 같다. 설마 이진동 기자가 그렇게까지는 안 했을 것"이라며 "제보자라는 사람도 그렇게까지 조작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윤석열 전 총장은 대놓고 인터넷 매체를 폄하하는 '왜곡된 언론관'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 말고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해라"며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 가는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인터넷 매체가 보도하면 믿을 수 없고 메이저 언론이 보도하면 믿을 수 있다는 것이냐'며 비판이 당 내에서도 잇따랐다.
     
    하태경 의원은 "메이저든 마이너든 모든 언론은 어떤 사안에 대해 취재하고 보도하고 의혹을 제기할 자유가 있다"며 "그런데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가 부당하다고 해서 왜 마이너 언론에 제보를 했냐는 식의 문제제기는 매우 부적절하다.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 받은 언론들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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