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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갈아엎는 농가' 가격 폭락에 생산기반 '흔들'

청주

    '인삼 갈아엎는 농가' 가격 폭락에 생산기반 '흔들'

    수출길.축제 판로 막히면서 가격 반토막…"키울수록 손해, 정부 수매 등 대책 필요"

    보은군 제공.보은군 제공.13일 오전 충북 보은군 탄부면 상장리의 한 인삼밭.

    트랙터들이 1만 300여㎡의 밭을 심어져 있던 3년근 수삼 3천채를 순식간에 갈아 엎었다.

    무려 5년 동안 이 인삼 밭에서 흘린 피와 땀이 하루 아침에 허사가 된 것.

    밭주인인 김선무씨는 "40년 가까이 눈만 뜨면 인삼밭에 엎드려 일만 했는데 올해처럼 힘든 시기는 없었다"며 "앞으로 3년을 더 키워야 하는 데 한해 한해 쌓이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삼 농가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

    장기적인 판매 부진 속에서 가격 폭락까지 겹치면서 급기야 밭을 갈아엎는 농가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부진이다.  

    오랜 기간 동남아 등의 수출길이 막히고 각종 축제를 통한 판로까지 사라져 인삼 재고가 끝도 없이 쌓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수삼 750g 한 채당 가격도 8천원 정도까지 떨어져 2년 전의 1만 5천원보다 말 그대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인삼 재배면적 1위(3051ha), 생산량(4253t) 2위를 차지한 충북은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인삼재배 농가들은 연말까지 이 상태가 유지되면 전체 농가의 30% 이상이 무너질 것이라며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민국 인삼농업 대책위원회 회원 40여명은 이날 충북 보은군 탄부면 상장리에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2010년 4년근 인삼 1채 가격이 2만 7511원이었는데, 작년에는 2만 8056원으로 10년 째 제자리"라며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조만간 대한민국 인삼은 침몰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삼 수매 등을 통한 가격 안정화와 각종 대출금의 상환 기간 연장, 인삼가격 최저보장제 도입, 인삼부산물 제품 생산시 홍삼 명칭 사용금지 등을 요구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인삼의 판매 부진 속에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인삼 종주국의 생산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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