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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키스 혀 절단' 56년 만의 재심 청구 항고심도 기각

부산

    '강제 키스 혀 절단' 56년 만의 재심 청구 항고심도 기각

    지난해 5월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A씨의 재심 청구를 앞두고 시민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진홍 기자지난해 5월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A씨의 재심 청구를 앞두고 시민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진홍 기자
    강제로 키스를 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여성이 56년 만에 제기한 재심 청구가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부산고등법원이 지난 6일 A(76)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부산지방법원이 재심 청구를 기각하자 부산고등법원에 항고했지만, 고등법원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청구인이 제시한 증거들이 무죄 등을 인정할 새로운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어 "공소에 관여한 검사의 불법체포감금죄를 증명할 객관적이고 분명한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고, 재심 대상 판결에 관여한 법관의 소송지휘권 행사는 당시 사회적, 문화적, 법률적 환경에서 범죄 성립 여부와 피해자 정당방위 주장에 대한 판단을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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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한국여성의전화는 "항고 기각결정문은 앞선 재심 기각결정문을 복사한 듯 똑같다"며 "사건을 제대로 심리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의심스럽고,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하는 성폭력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의 항고 기각결정에 대해 분노하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재항고를 통해 청구인의 인권을 보장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19세이던 1964년 5월 6일 자신을 넘어뜨리고 강제로 키스를 하려던 B(당시 21세)씨의 혀를 깨물어 1.5cm가량을 절단한 혐의(중상해죄)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지난 2018년 미투 운동이 한창일 때 여성단체 도움으로 정당방위를 인정해 달라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부산지법은 지난 2월 재심 청구를 기각하면서, "재판부 법관들은 청구인의 재심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청구인의 용기와 외침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 공동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커다란 울림과 영감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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