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서울 아파트값은 추석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극심한 공급절벽과 매물 잠김 현상을 감안하면 쉽사리 조정장·하락장으로 반전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3일 기준으로 조사한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7.1로 지난주(107.2)보다 0.1포인트 하락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인데, 서울은 4월 첫째 주 이 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해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23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을 중단하고, 금융 당국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까지 시사하는 상황이지만, 매수 심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과 함께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지난 8월 한 달 수도권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 가격은 1.29% 올라 13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연말까지 서울의 부동산 시장 모습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집값이 쉬지 않고 오른터라 피로감 누적에 따른 상승폭 둔화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과 3기신도시 등 분양시장으로 수요자의 관심이 일부 이전되면서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똘똘한 한 채 선호와 중저가지역 또는 교통망 확충예정지로의 실수요자 유입이 꾸준해 추석이후에도 매매가 상승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황진환 기자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로 대표되는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자치구별로 △노원구(0.21%) △금천구(0.20%) △구로구(0.18%) △서대문구(0.17%) △도봉구(0.15%) △강서구(0.13%) △강북구(0.12%) △강동구(0.11%) △양천구(0.11%) 순으로 올라 중저가 지역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전문가들은 추석 서울의 경우 추석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외곽지역에 수요층이 유입되고,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상승 흐름이 유지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시장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중·저가 주택 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추석 전 거래활동 감소로 다소 주춤했지만 오름폭을 회복할 것"이라며 "매수심리가 강세를 보이고, 가을 이사철의 전세시장 불안은 집값 상승의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이번주 전세시장은 매물부족이 지속되는 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문의가 줄면서 상승세가 둔화됐다. 하지만 전셋값 역시 추석 이후에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 시장이 매매시장과 연동돼 있어 매매시장 하락 없이는 전셋값이 잡히기가 어려운 구조임을 감안할 때 전세 시장 불안이 추석 이후 연내 진정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