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지구. 연합뉴스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을 지낸 H씨가 논란에 휩싸인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개인이 그렇게 출자해서 엄청난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H 전 사장은 18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관합동이면 수익을 나눠 먹여야지, 왜 민간이 혼자 다 먹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남시도 제1공단 공원화 사업 등으로 550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이익을 확보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만 (민간이 가져가는 것도) 적정한 수준이 돼야 한다"면서 "요즘 나온 얘기를 보면 시행사랑 밑에 딸린 회사가 수의계약으로 수익을 엄청 냈는데 다 가져갔다고 나오더라"면서 "그렇게 이익을 많이 가져갔다는 것은 땅을 엄청나게 싸게 줬다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최대 주주로 있는 시행사인 성남의뜰은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에 5필지의 부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했다. 아파트와 고급 빌라를 분양한 화천대유는 2300억원 이상의 분양수익을 거뒀다. 이는 화천대유와 SK증권 신탁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가져간 4040억원의 배당과 별개다. H 전 사장은 수의계약에 의한 토지 매각에 대해서도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재임 기간에는 대장동 사업이 초기단계여서 수익 배분에 대해선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했다. H 전 사장은 "기사에 나온 사업 일정을 보니까 내가 있을 때 사업자 공모를 낸 날짜가 나왔다"면서 "나는 그러고 나서 금방 그만둔 거 같다. 그 이후 후임자들이 일을 한 것이고, 내가 있을 때는 사업자 공모만 냈다. 세부 계획이나 이런 건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획본부장과 개발본부장을 언급하면서 "그쪽에서 안을 추후에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기획본부장은 국민의힘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지목한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다. H 전 사장이 그만둔 후 유 전 사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대리를 역임했다. 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H 전 사장은 '사장으로 계속 있었다면 이런 수익 배분으로 사업을 했겠느냐'고 묻자 "그렇게 할 수는 없다. 개인한테 몇백억 원씩 수익을 가져가게 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 거듭 밝혔다.
H 전 사장은 대장동 사업이 본격화하기 직전에 사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분위기가 민간 기관하고 많이 다르고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며 "민간이야 대표한테 전권을 주고 하는데 시장의 정책도 있고 그렇지 않냐"고 했다. 사퇴 압박설 등 의혹과 관련해선 "특별한 불협화음은 없었다"며 부인했다.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H 전 사장은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LG건설 (현 GS건설),동부건설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30년이상 건설업계에 몸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