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업교육, 당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평생교육원', '평생직업교육'이라고 하면 대부분은 취미활동이나 백화점, 주민센터의 문화센터 등을 떠올릴 수도 있다. 꽃꽂이와 외국어교육, 배드민턴 등의 취미활동도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지금의 평생교육원과 평생 직업교육은 점차 그 의미를 더해가고 있다.
유네스코에서 발표한 평생교육의 지향점은 크게 네 가지의 기둥으로 표현된다. 알기 위한 학습과 실행하기 위한 학습, 존재하기 위한 학습,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학습으로 대표되는 평생교육은 20대까지의 학습이 아닌 생애 전 주기의 교육과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이며 그 중심에는 전문대학이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남성희 회장)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업무협약 현장.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하 산학교육혁신연구원의 한광식 원장은 "우리가 정규 교육 이외에 받는 모든 교육을 평생교육 혹은 평생직업교육"이라고 정의하며 "이제는 평생직장이라는 말보다는 평생직업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개인 스스로도 평생에 걸쳐 자신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때"라며 평생직업교육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실제로 교육부에서는 지난 2019년도부터 후진학선도 전문대학을 선정해 지역거점 직업교육센터로서 지자체 등과 연계해 성인학습자를 위한 단기 비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더욱이 성인 친화형 대학체제 개편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지방의 발전을 선도할 거점대학 육성을 목표로 대학 평생교육 지원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 전문대학을 직업교육 지역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향성이 제시돼 있고, 교육부가 발표한 제4차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에도 전문대학 평생직업교육을 혁신하고 성인 평생교육 기능을 강화, 평생직업교육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광주보건대 평생교육원 치매예방 교육전문가 과정. 광주보건대학교 제공그렇다면 전문대학의 평생교육이 갖고 있는 강점은 무엇일까?
우선 각 지역의 전문대 평생교육원은 해당 지자체와 협업하여 그 지역에서 꼭 필요한 일자리 및 전문 직업인을 양성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단단히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 예로 대구과학대학교(박준 총장)는 지역의 안경산업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과 협약을 통해 지역사회 수요자 맞춤형 평생직업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오산대학교 평생교육원은 도시 비전이 '교육도시 오산' 인 오산시와 함께 글로벌 교육도시, 평생학습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시 전체의 캠퍼스화를 목표로 한 '오산백년시민대학'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또 중요한 것은 전문대학의 평생교육원의 커리큘럼과 강사진이다.
대림대학교에서 취미로 골프 레슨 과정을 시작해서 약초관리사 1급 , 우드볼지도자 과정까지 수료한 이정희 씨는 "일반적인 문화센터와는 다르게 진짜 교수님들의 지도를 받기 때문에 무엇보다 커리큘럼이 우수했다"라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라고 말하며 전문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는 커리큘럼과 강의 질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른 예로 모기업에서 설립한 연암대의 경우는 탄탄한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구축된 첨단 실습 시설을 통해 지역 주민, 재직자, 구직자 등 외부의 다양한 농업 교육 수요자를 대상으로 귀농, 스마트팜, 화훼 분야의 평생직업교육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연암대학교 평생교육원 스마트팜 창업역량 강화 심화 과정. 연암대학교 제공특히 평생교육원에서는 15년 넘게 운영 중인 귀농, 귀촌 교육을 통해 그간 약 4천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ICT 첨단 기술 공동실습장을 이용한 양돈, 시설원예 분야 교육 및 실습장을 활용한 축산, 화훼 분야 현장실습교육(WPL)도 연암대가 자랑하는 과정 중 하나다.
더불어 최근 연암대는 스마트팜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교육과정을 만들어 전통적인 농업 환경에서 벗어나 농업 현장에 첨단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하고 스마트팜 시스템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연암대는 유리온실을 비롯해 비닐 온실, 수직 농장 등의 스마트팜 실습 시설 인프라를 모두 갖춘 전문대학이기도 하다.
연암대학교 평생교육원 플로리스트 자격증 취득과정. 연암대학교 제공평생교육원의 재학생 및 졸업생은 평생교육원에 대해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연암대에서 복지원예사 과정을 올해 수료한 천안 돌봄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의 김춘화 과장은 인터뷰를 통해서 "제가 하는 업무가 성인 발달장애인들을 돌보는 것인데 그분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화훼(원예) 분야가 중요한 키워드라는 걸 알았다"라며 평생교육원에 관심을 둔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이후 평생교육원을 통해 자신의 업무를 좀 더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었다.
"처음엔 조금 편하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일주일에 토요일 하루뿐인 과정이었고,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커리큘럼 자체가 굉장히 체계적이고, 집중 과정이라서 스케줄 자체도 굉장히 타이트하게 잡혀 있었다"라며 "이렇게 하다간 안되겠다고 느끼며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긴 교육과정을 마친 그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업무에 제가 배운 과정을 접목했을 때 굉장한 시너지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또,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의 성장과 큰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학생 김영미 아산시 시민정원사는 "아는 것, 배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갖고 사회에, 내 지역에 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큰 기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림대의 이정희 씨 또한"100세 시대인 지금에서 나이 드신 분들도 꼭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고, 이로 인해서 (지역이나 사회에) 재능기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만나본 대다수의 수강생과 졸업생들은 자신의 목표에 대해 확고한 의지가 있었고, 나아가 이를 활용해 직업에 대한 전환과 지역, 사회에 대한 생각까지 엿볼 수 있었다.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COLIVE) 상반기 정기세미나.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COLIVE)
이와 같은 평생직업교육에 관한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전국 123개의 전문대학들이 함께 모여 만든 것이 바로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다.
이는 전문대가 '평생직업교육의 허브'로서 각 지역의 산업 인재를 양성해 내는 거점 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한 협의체로 변화에 앞서 발 빠르게 선진화를 이루고자 하는 전문대학과 함께 성인학습자 등의 모두를 위한 직업교육체제를 마련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우리의 교육은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원격강의와 원격 실습이 '뉴 노멀'이 되는 시대와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의 진입은 '평생직업교육'이 갖는 의미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한광식 원장은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써, 또 지역 교육의 거점으로써 평생직업교육의 역할과 기능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전문대학은 변화하는 글로벌 시대와 노동 시장에서 개인의 행복하고 안락한 일과 삶을 가꿀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