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 중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온 수험생들에 답장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민 기자·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수감 생활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험생들이 보낸 편지에 연이어 답장을 보내는 것으로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답장을 받은 수험생들은 "이 전 대통령에게 답장을 받았다"며 이를 온라인상에 인증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수험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9일 "대한민국 유일 이명박에게 수능 응원받은 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지난주 수요일에 (이 전 대통령에 편지를) 보내서 이번 주 월요일에 (답장을) 받았다"며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한 통을 공개했다.
공개된 편지에는 "00고등학교 3학년 4반 학생들에게. 000군의 글을 받고 격려의 글을 보낸다. 뜻한 대로 모두 이루기를 고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어 "학문, 품격, 진리를 추구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기도하겠다"고 덧붙이며, 당시 날짜와 함께 '이명박'이라고 적혀있다.
한 수험생이 공개한 답장 하단에 '인싸 이명박'이라고 쓰여 있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지난 28일에도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전 대통령의 답장으로 추정되는 인증 글이 올라왔다. 해당 편지는 이 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신을 '인싸 이명박'이라고 직접 적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를 줄인 말로,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가리킨다.
작성자는 "이명박 대통령한테 별명 알려드렸는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요새 인터넷에서 (이 전 대통령의) 예전 외교 행보 때문에 인싸로 불린다고 설명해드렸는데 답장에서 바로 써먹으셨다"며 이 전 대통령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를 공개했다.
해당 편지 안에는 "보내준 글이 큰 위안이 되고 무척 반가웠다"며 "머지않아 만나볼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쓰여 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건투하기 바란다"며 "나는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이 전 대통령이 보내온 것으로 추정되는 답장을 인증하는 글이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에는 고려대학교 동문 커뮤니티에 이 전 대통령의 답장을 받았다는 누리꾼의 인증 글이 올라오기도 했고, 앞서 3월에도 인증 글이 게시됐다.
이에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MB한테 편지 보내는 법"이라며 그가 수감돼 있는 안양교도소에 인터넷 편지를 보내는 홈페이지 링크와 그 방법을 소개해둔 글이 등장하기도 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이후 청와대에서 가진 선수단 환영 오찬에서 고글을 쓰고 스케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를 접한 한 누리꾼은 "MZ 세대라면서 억지로 (젊은 층을) 따라 하는 애들보다 1만 배는 낫다"며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들 역시 "나도 편지 보내보고 싶다", "(이 전 대통령) 몸에 인싸 기운이 배어있는 것 같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수험생 대박을 기도하며 인싸 코스프레를 한다", "임기 동안 자기 욕심만 챙겨놓고 나라를 걱정한다"는 등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횡령 등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 8천만 원이 확정돼 현재 안양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특별사면 등이 없다면 95살이 되는 2036년에 만기 출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