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돈 받은 자=범인, 장물 나눈 자=도둑'이라는 표어를 놓고 국민의힘 박성민(울산중구)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신경전을 펼쳤다.
박 의원은 이 지사에게 '설계자=범인, 돈 가진자=도둑'이라는 표어를 보여주며 "왜 대장동에 돈벼락이 쏟아졌느냐. 이 지사가 설계한 거 아니냐"고 따져묻자 이 지사는 "기본설계는 전임 시장과 LH가 했고, 세부설계는 내가 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 지사가 "도둑을 설계한 사람은 범인이고, 도둑을 막으려고 설계한 사람은 경찰이라고 한다"고 설명하자 박 의원은 "상식적으로 도둑질하거나 교사한 사람은 도둑이고 도둑질한 물건을 갖거나 나눈 건 장물아비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의원님 말씀이 맞다. 그걸 못하게 막은 게 나다"고 맞받아쳤다.
이 지사는 "도시 기본계획수립을 2015년 6월에 시행사 제안받아서 수행했고 이를 받아들여 용도지정 했잖느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는 "절차는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자연녹지였던 곳(당시 대장동 개발 부지)을 주거지로 용도변경하면서 땅값이 많게는 10배가량 올랐고 1조2천억원의 수익이 났다. 여기서 5천500억운만 가져왔다는 게 잘 한거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는 "그래서 지방채 발행하려 했는데 국민의힘이 극명하게 반대해 부결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20일 국회 국토위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의원들의 질의에 자료를 들고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 지사가 지방채를 언급한 건 당시 성남시가 지역개발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모아 대장동 개발을 했으면 그 이익을 지자체가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었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반대해 어쩔 수 없이 민간기업이 개발을 시행하면서 이익금을 모두 환수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예상 수익금, 기반시설 투자계획 등을 조정해 인허가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이 지사는 그걸 알고 용도변경해 시행사에 돈을 준 뒤 그중 반을 가져와서 공공환수라고 하는데 말이 안된다"며 "범인이 설계자고, 이 사건의 범인은 이재명"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이 지사는 "용도변경 하면서 개발이익을 100% 환수하려 했는데 다수 의석을 동원해 막은 게 국민의힘"이라며 "민간 개발은 허용할 수 없고 사업도 미룰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70% 환수했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어 "당시 왜 다 환수 못했냐고 (박 의원이) 말씀하시니 감사하다"며 "앞으로 공공익 환수하도록 제도 보완하고 분양가상한제 다시 도입하도록 동의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