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법안에 서명한 카렌 바스 의원. 사진=의회 POOL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와 함께 종전선언 문안을 협의중인 가운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한반도 평화법안'도 미국 의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발의된 이 법안에 중량급 의원들의 서명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미국 의회(congress.gov)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틀라입 라시다(민주, 미시간), 존스 몬데어(민주, 뉴욕), 카렌 바스 (민주, 캘리포니아) 의원이 공동발의자(Cosponsor)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이 법안 공동발의자는 이날 현재 27명으로 늘었다.
27명 가운데는 미국 의회를 대표하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우선 이날 이름을 올린 카렌 바스 의원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거론된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이다.
LA 지역 인권 노동운동의 대모로 통하는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재정 파탄 직전의 캘리포니아 주정부를 구해낸 이후 일약 스타가 된 인물이다.
정치 현안에 실용적이며 진보적 입장을 취해오면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존경받는 현역 정치인으로 꼽힌다.
일찌감치 평화법안에 서명한 토마스 스워지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스워지 의원은 최근 미국에 체류중인 박영선 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법안 지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뉴욕을 지역구로 하는 캐롤린 멀로니 의원도 공동발의자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정부의 기능과 역할을 감독하는 하원 감독개혁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지난해 코로나 사태 때 K방역의 우수성을 벤치마킹하라고 미국 정부를 압박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올해 8월에는 동료 의원 13명과 함께 당시 백신 수급에 차질을 겪던 한국을 위해 백신 스와프를 촉구하는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
또 다른 공동발의자인 주디 추 의원은 하원 내 아시아태평양코커스(CAPAC)의 의장이다.
CAPAC는 아시아태평양계 의원 모임으로 현직 연방상원 의원 6명, 하원의원 72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의회 내 단체다.
이 법안 발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최광철 대표는 "최근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미국 의회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법안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북미간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통해 사실상 북미 외교 수립을 촉구하고 있는 만큼 종전선언보다 훨씬 파괴력이 큰 법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법안이 평화를 지향하는 미국의 헌법적 가치는 물론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며 "미국 정치인들은 한 때 원수로 지냈던 일본과 베트남을 이후 최대 동맹국으로 만들어 국가 이익을 도모했던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원 외교위 고참 의원인 브래드 셔먼 의원이 발의한 한반도 평화법안은 미국정부로 하여금 평화협정 체결 및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협상에 돌입할 것을 강제하고 한국계 미국인들의 북한 이산가족 상봉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등 지금까지 미 의회에 제출된 한반도 관련 법안 중 가장 획기적인 법안으로 평가받고 있다.